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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는 현장

화장실 없는 공원 왜 그런가했더니...


 



-아파트 주민에겐 불필요한 장소, 주택가 주민에겐 절대 필요한 화장실


서울 영등포 신길동 메낙골 근린공원 풍경입니다. 8월 24일 풍경입니다. 사진과 동영상에서 보셨듯이 깔끔한 비교적 넓은 근린공원입니다. 여러 아파트와 맞닿아 있고 아래쪽으로는 주택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원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동네 놀이터도 아니고 꽤 규모있는 근린공원에 화장실이 없다니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게 없습니다.

작년 10월쯤 이 문제 때문에 구청 담당직원과 통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을 만들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나 자동화장실 같은 간단한 건 설치 가능한지 물어보니 검토해본다고 했습니다.

그 후 일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니 화장실은 여전히 없고 멋진 분수대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분수대 보다는 화장실이 우선인 것 같은데 말이지요.

공원 정자에서 쉬고 계시는 여러 할아버지들로부터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이 없는 이유를 말이죠. 화장실 설치하면 지저분해지고 불량한 청소년들이 그곳에 모일 수 있어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화장실 만들려고 땅파고 시작하다가 아파트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는군요.

아파트 주민들이야 공원에서 놀다가 용변 볼일 있으면 집으로 뛰어들어가 해결하면 되지만 언덕 아래 주택가에서 올라온 시민들은 방법이 없습니다. 급하다고 아무 집에나 문 두들기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렇다고 소변 한번 보러 언덕을 오르내리며 집까지 가기도 좀 그렇지요.

동영상 인터뷰에도 나와 있지만 손자손녀들하고 자주 올라오는데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는 의견들이 주택가 주변사람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25일 아침 영등포 구청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전화 통화에서 "주택가 주민들의 요청으로 화장실 설치하려다 아파트 주민들 반대로 무산된게 사실"이라며 "현재 이 문제를 놓고 중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주민들도, 주택가 주민들도 모두 관할내 주민들 맞습니다. 같이 낸 세금으로 공원이 조성돼 다듬어지고 편의시설이 들어서는데 다 같이 즐기고 누려야하지 않겠습니까?

이 장소는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만을 위한 공원은 아니니까요.

아파트 주민들이 한발짝 양보해서, 깔끔하고 위생적인 화장실 시설이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양보한다는 개념보다는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똑같은 서울시민, 영등포 구민이고 그 공원에서 다 같이 휴식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

(주민 인터뷰는 요청에 따라 모자이크 했습니다. 자주 올라가는 곳이라서 얼굴 노출되면 안된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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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메낙골 공원에는 화장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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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작은 공원이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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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오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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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민들의 양보로 화장실이 들어서 여러사람들이 편리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