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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차 견인당해 견인소 직접 가보니...(수정본)

경고없이 차 견인돼 견인소 직접 가보니


장인어른 생신을 맞이해 11일(일요일) 오전, 서울 처갓집에 갔다. 주변에 마땅한 주차장이 없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나 빈 골목을 찾아 주차를 해왔다. 내 차는 마티즈라 주차 공간을 찾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골목에 공간이 없으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에 주차를 했고 주인이 전화를 하면 빼주곤 했다. 그렇게 6년째 처갓집에서의 주차생활을 해오고 있다.


오늘(11일)도 비어있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 있어 그곳에 주차를 했다. 일요일이고 해서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은 한가한 편이었다. 주차 후 한시간 쯤 지났을까? 문자메시지가 왔다. 내 차가 인근 차량 견인소로 견인되었다는 내용이다


얼른 밖에 나왔다. 차는 온데 간데 없었다. 내가 주차했던 곳에 주인차량이 없는 걸로 보아  구청에 신고한 것 같지는 않았다. 주인이 봤으면 내게 전화해 차를 빼달라고 했을텐데, 상황을 보아하니 구청에서 바로 끌어간 것이었다. 아무 예고도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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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없이 견인당하는 승용차들

차량 견인! 운전경력 10년만에, 그리고 처갓집 방문 6년만에 처음 당해보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운전을 시작하면서 겪는 첫 번째 견인이었다. 뭐 할 말은 없다. 내가 잘못한 일이니까말이다. 주차여건이 되지 않아 거주자 우선주차 구역에 주차한 것이 불가피한 것이라 할지라도 명백히 내 잘못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던지 했으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리라.


차 견인당한 사람들의 끝없는 불만

여하튼 이렇게 해서 나는 생전 처음 차량견인보관소라는 곳에 가보게 되었다. 견인료가 꽤 비싸다는 사실만 알고 덤덤하게 견인소 안으로 들어갔다. 견입소 입구 풍경을 보니 2분에 한대 꼴로 차가 견인돼 오고 있었다.

보관소 사무실로 들어갔다. 차를 찾으려는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10여명은 넘었다. 차를 찿으러 오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나는 30분을 기다려서야 4만2천원을 내고 차량을 돌려받을수 있었다. 하루 일당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린 셈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내 잘못이니 할말이 없다.


그런데 차를 찿으러 오는 사람들은 불만이 많았다. 어떤 아주머니는 몇십년동안 그곳에서 살며 차를 댔지만 오늘은 예고도 없이 차를 끌어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어떤 분은 잠깐 세워놓고 중요한 일을 보고 있었는데 차가 견인돼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쌍욕이 오가고 책임자 나오라며 소리치는 사람, 견인한 기사가 ‘어떤 놈’이냐며 당장이라도 사무실을 부셔놓을 것 같이 화내는 사람, 일요일에는 그런적이 없었는데 생전 처음 이런 일을 당했다며 황당해하는 사람, 이런 식으로 구청에서 돈 긁어간다고 불만하는 사람, 이런저런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여하튼 불법 주차로 이곳에 견인돼 온 것이 아닌가? 이 부분은 인정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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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당한 차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


같은 곳에 세워 놓은 차 '만만한차만 견인해가'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인근 큰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온 사람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공원 주변 대로에 주차를 해놨다가 견인을 당한 것이었다. 이곳에서 견인을 당했다는 40대 중반의 남자는 “책임자 나오라, 견인하는 관련 법규를 정확히 보여달라”며 큰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담당자는 “우리는 일용직으로 그것까진 모르고 요금 받고 차를 내주는 일만 한다”고 하자 40대 중반 남자는 “차가 어떤 이유로 끌려가는지 모르면서 오로지 돈만 받는거냐”며 큰 목소리를 냈다.


그 40대 중반의 남자가 이렇게 길길이 뛰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교회 주변인 모 공원 대로에 많은 차가 주차돼 있는데 어떤 차는 견인하고 어떤 차는 견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남자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11시 30분에 세워놓은 옆차는 견인안하고 11시 40분에 세워놓은 내 차만 왜 견인했냐”며 견인에 대한 법적 근거를 대라고 노발대발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된 영문일까? 물으나 마나 정답은 나와 있다. 비싼 차, 외자 차 잘못 견인했다가 기스라도 나면 물어줄 돈이 더 들어가니 만만한 차만 골라 견인하는 것이다. 세살 아이도 다 아는 사실이다. 여하튼 40대 남자의 흥분한 목소리에 무슨 일이 날 것 같아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견인하려면 경고장이나 붙여주세요

나오면서 보니 여지없이 많은 차들이 계속해서 견인돼 오고 있었다. 역시 외국차나 고급차는 보이지 않고 만만한 차들이 끌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평일도 아닌 일요일에,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경고장, 예고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혹은 ‘선택적으로’ 차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불나게 끌어오는 차량을 보면서 속으로 “재정은 엄청 불어나겠구나” 생각했다. 견인 기사들의 이마에 참이 송글송글할 정도였다. 얼마나 많은 차가 견인돼 오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마디 하고 싶다. 내가 잘못했으니 할말은 없지만, 경고장이나 예고장 같은 거 먼저 발부해주면 안될까? 솔직히 불만이다. 그리고 왜 만만한 차만 끌어가는거야. 마티즈 타고 다니는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나? 일당 다 날아간 내 심정 이해 되려나? 없는 서민들 100만원 인생에 마티즈 타고 다니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구청에서 이렇게 나오면 서민들은 "구청 배불리기"로 밖에 생각안한다는 사실, 다 알고 있을텐데, 그렇게 후다닥 견인해가야 하나?


쉴새없이 견인돼 들어오는 차량과 '실시간'으로 최소 5만원 이상 내며 차를 찾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나는 것은 '엄청난 수익'이었다. 물론 불법 주정차한 사람들은 할말이 없다. 일요일이라 해서, 교통에 방해가 안된다고 해서 불법주정차한것은 어떻게든 합리화될 수는 없다.  그냥 경고장이나 예고장 같은 걸 붙여주거나 문자로 미리 알려주는 제도적 서비스, 그것이 아쉽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 보니 경고장 붙인 후 1시간 정도 지나서 견인하는 곳도 있던데, 왜 그날은 그렇게 '기습견인'을 했을까?

여하튼, 앞으로는 경고장이나 예고장 좀 붙여놔 주세요. 소리소문없이 끌어가지 말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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