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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기저귀 차고 자는 다섯살 아이, 두발 자전거 혼자 타다

 

 

 

 

두발 자전거 혼자 타는 건 자신감 키우는 일

 

 

 

 

다섯 살인 둘째 아들이 두발 자전거를 처음으로 혼자서 타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녀석은 밤에 잘 때 아직까지 기저귀를 차고 자는 제가 볼 때 아직 아기 수준인데 두발 자전거를 혼자 타고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면 여간 대견스럽지가 않습니다.

 

하기야 생각해보면 둘째가 두발 자전거를 홀로서기 한 것이 그렇게 놀란 일도 아닙니다. 형아인 새롬이 역시 5살 때 두발 자전거를 완전히 익혔기 때문이지요. 특히 큰아이가 처음 두발 자전거를 스스로 탔을 때는 생후 48개월로 몸무게 16kg, 키는 99센티였으니까요. 둘째 아이가 현재 생후 58개월이고 몸무게도 20kg가 넘으며 키도 100센티미터가 넘기 때문에 형보다는 훨씬 늦게 두발 자전거를 타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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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자전거를 싣고 늘 가게 되는 공원. 그동안 형아는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즐겁게 노는 동안 동생은 그러한 형을 부러워하거나 형이 선심을 써 뒤에 태워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형 입장에서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안장이 좁아서 둘이 타기에는 힘들었으니까요.

 

 

 

 

아빠가 조금만 노력하면 금세 중심 잡아

 

안장을 최대한 낮춰도 아직 땅에 발이 닿기에는 턱없이 짧은 둘째아이의 다리. 그동안 공원에 갈 때마다 뒤에서 잡아주고 살짝 살짝 손을 놓으며 균형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길어야 3~4초 동안 순간적인 균형을 잡을 뿐 금세 중심을 잃고 쓰러지곤 했습니다.

 

어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균형 잡는 순간이 길어졌습니다. 균형 잡는 시간이 10초 정도 유지됐을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자전거를 홀로서기 할 수 있는 시점이 된 것이라고요.

 

30분 동안 숨이 턱에 올라올 때까지 뛰어다니며 뒤에서 자전거를 잡았다 놓았다 하는 사이 둘째 녀석은 이제 완벽하게 홀로서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빠더라 잡지 말라고 스스로 페달을 밟고 그 넓은 잔디 운동장을 쉼 없이 돌고 있었습니다. 너무 지쳐 제가 더 이상은 쫓아다닐 수 없어 잔디밭에 서 있는 동안에도 녀석은 혼자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녀석은 둘레둘레 옆과 뒤를 돌아보는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손이 작아 브레이크를 잡을 상황도 안됐습니다. 물론 힘도 부족했구요.

 

 

 

 

 

다섯살, 어리다면 어리고 크다면 큰 나이

 

이 부분은 우선 세월이 더 필요한 부분입니다. 대신 잔디밭에서 안전하게 세우는 방법까지 어제 터득했습니다. 속도를 천천히 줄이다가 자전거가 멈출 즈음 다리를 양쪽으로 벌려 자연스럽게 넘어지는 것입니다. 5살 수준의 아이들은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게 보통 두려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서너 번 안전하게 넘어지는 연습을 하고 나더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제 몸을 챙기며 자전거를 멈추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형아의 동승 자전거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순간 녀석의 표정을 봤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한 기쁨이 얼굴에서 배어나왔습니다. 잔디 공원에서 많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보조바퀴를 달고도 매끄럽지 않게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녀석은 쌩쌩 달리면서 보고 즐기고 자신감을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둘째 아이가 자전거를 처음 타는 것에 대해 뭐 이렇게 대서특필하냐고 반문하는 분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좀 이르게 배운 경우이긴 하지만 누구든지 연습하면 이 나이 또래에 얼마든지 배울수 있는 자전거인데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 혼자 타니 이젠 밤에 기저귀 떼야지

 

저는 첫째도 그렇고 둘째아이의 경우에도 자전거 홀로서기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하여금 아이들이 자신감, 자립감, 성취욕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 가서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신감 있게 자전거를 스스로 탈 수 있다고 자랑하고 인정받고 칭찬받으면서 무엇이든 다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이 자전거를 통해 그러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첫째도 둘째도 자전거 배우기를 서둘렀던 것입니다.

 

이제는 둘째 아이에게 좀더 강력하게 이야기해야겠지요. 자전거도 스스로 타는 어린이가 기저귀를 차고 잠을 자서야 되겠냐고 말이지요. 자다가 오줌이 마려우면 엄마나 아빠를 깨워 화장실에 갈수도 있는데 녀석은 엉덩이를 쳐들고 기저귀에다 오줌을 누어 버리는 것입니다. ‘귀차니즘’도 있고 아직 스스로 아기라고 생각해서 이런 행동이 나오는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이번 자전거 홀로서기를 강조하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기저귀를 떼어낼 생각입니다.

 

앞으로는 주말마다 자전거 타러 가자고 조를 태세입니다. 어제 얼마나 뛰어다녔던지 제 오른쪽 다리, 관절에 무리가 와서 통증과 함께 약간 절뚝 거릴정도인데 말이지요. 일주일이면 회복되겠지요. 그래도 마냥 기쁘긴 합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쁜 표정입니다. 두발 자전거를 혼자 탈 수 있다는 것은 자립심, 독립심, 도전 정신을 배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