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로서는 대한민국

손님 먹던 반찬, 주방으로 그대로 들어가는 모습 보니...

식당 수지타산 맞추기 위해 먹던 음식 재활용, 재사용 한다(?)
-타당한 논리인가? 음식 재활용, 재사용은 동물 사료로 쓸 때 적용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18일) 장인어른 입원하신 병원 문병 가는 길에 경기도 광주의 한 돌솥밥 집에 들렀습니다. 청국장과 비지찌개가 함께 나오더군요. 어른 세 명에 어린 아이 둘이라 정식 두개 주문하고 공기밥 하나를 추가로 달라고 하니 공기 밥은 없다고 하더군요. ‘공기밥 없는 식당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정식 세 개를 주문했습니다. 사람 수보다 정식을 적게 주문하고 공기밥 추가하면 주인장 얼굴표정이 변하는 경우가 흔하죠. 배가 무척 고프다면 명수대로 주문하겠지만 이미 뭘 먹고 와서 밥 생각이 별로 없거나 식사양이 많지 않은 여성일 경우 공기밥은 추가로 해서 먹는 경우가 흔한데 주인장 입장에서는 별로 달가워할 일은 아니죠.

여하튼 청국장과 비지찌개를 곁들어 밥을 먹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다른 반찬은 필요도 없었죠. 금세 돌솥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돌솥밥 양이 원래 공기밥보다 적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금세 비울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죠.

배가 고프다기보다는 청국장, 비지가 무척 맛있어서 공기밥 하나를 더 먹고 싶었습니다.  사람 수대로 정식을 먹었으니(다섯살, 두 살 아이들은 식사량이 워낙 적음) 무난하게 공기밥이 추가 주문될 줄 알았는데 역시 불가였습니다. 그럼 밥을 더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공기밥 대신 돌솥밥을 추가하라고 하더군요. 가격은 3000원이구요.

그래서 그만 두었습니다. 집에 와서 알아보니 돌솥밥집 중에 추가 돌솥밥만 있는 곳이 있고 공기밥 1000원, 돌솥밥 3000원 등으로 구분해서 ‘옵션’으로 선택해 주문할 수 있게 하는 곳이 있더군요.

그러나 대부분의 식당, 음식점은 기본적으로 1천 원짜리 공기밥이 있지요. 계산하고 나오면서 주인장에게 ‘아, 추가 공기밥이 없어서 참 아쉽네요. 앞으로 공기밥 추가 할 생각 없나요’라고 물어보니 “우리는 원래 공기밥이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정말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이 돌솥밥집을 찾을 때 집에서 밥 한두 공기 쯤 몰래 퍼와서 먹어야하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더군요. 여하튼 제 생각이나 계산에는 차라리 1천 원짜리 공기밥을 메뉴에 추가하는 것이 매출에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테이블 정리하면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반찬을 따로 쟁반에 담고 있다. 그 반찬들이 그대로 주방안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봤다.

그런데 밥을 거의 다 먹으면서 목격한 식당 안에서의 또 다른 장면은 아쉬움을 넘어 좀 불편했습니다. 테이블을 정리하면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반찬을 쟁반에 따로 담아 주방 안쪽으로 고스란히 넘어가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음식을 재활용, 재사용하지 않는 식당은 테이블을 치울 때 먹다 남긴 모든 반찬을 한곳에 쏟아붐으로써 투명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곤 하는데 이 식당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언론이나 직간접 경험으로 이런 일이 만연됐고 ‘알면서도 먹는다, 세상에 사먹을 음식 없다’라는 말이 일상이 돼버린 세상이지만 그 장면을 직접 보니 좀 그렇더군요. 사람이 짐승도 아닌데 마치 사료처럼 먹던 음식을 재활용, 재사용하다니.... 음식값은 제대로 받으면서 말이죠.

얼마 전에 그 일도 생각납니다. 오픈한지 얼마 안 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칼국수 집에서 초등 고학년쯤 돼 보이는 자녀가 서빙을 보는데 제가 보는 앞에서 손님들이 먹다 남긴 지저분한 김치를 테이블 위 항아리 속에 거침없이 도로 집어넣더군요.

아직 어려서 잘 몰라서 그런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식당 주인의 마인드가 아이들에게 나오는 거죠. ‘먹다 남긴 김치는 버리지 말고 재사용하라’는 식당 주인의 마인드와 행동이 전해져 나오는 것이죠. 다만 서빙 본 자녀에게 잘못이 있다면 너무 순진해서 손님들 보는 앞에서 그 일(?)을 처리했다는 것이죠.

식당 서비스 이야기하다가 위생 문제까지 나왔는데요. 정말 믿고 먹을 만한 음식점 없을까요? 재사용, 재활용 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어쩔수 없이, 먹고 살려면, 식당운영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식당 운영자의 멘트를 고발, 탐사 프로그램, 뉴스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건 또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