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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오픈한 대형 음식점 어떤가 가봤더니...'황당해'

새로 문 연 으리으리한 식당 찾아갔는데...

지난 화요일 저녁에 모처럼 처가식구들까지 모두 모이게 됐다. 아이들 포함해 모두 8명. 처가 식구중 처형은 막차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가야했다.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상황, 다 같이 저녁이나 먹고 간다고해서 며칠전에 오픈한 대형 식당엘 들어갔는데...

으리으리한 시설에 대규모, 엄청나게 많은 손님들이 식당을 메우고 있었다. 말끔하게 유니폼을 입고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서비스하는 아주머니들. 여기에 맛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거니 생각했다.

이런 으리으리한 시설인만큼 음식값은 만만치 않았다. 1인분에 1만3천원이고 추가사리는 2000원 선이었다. 끓는 육수에 야채, 고기 등 넣고 나중에 국수 넣고 먹는 음식점이다.

가운데 쪽에 자리를 잡고 가방, 옷 등의 여정을 잠시 풀었고 식사가 시작됐다. 이때부터 이 대형음식점에 대한 이미지는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아이들도 많고 해서 부피가 큰 겨울옷 등이 중앙 통로쪽으로 약간 튀어나온 상황인데 서비스 아주머니가 그 옷을 발로 안쪽으로 밀어 넣더니 음식을 실은 밀차를 밀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손님 옷 두번이나 발로 밀어넣고 지나가는 서비스 아주머니들

그냥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가보다 했다.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어느 순간 옷들이 바깥쪽으로 조금 튀어나왔는데 또 다른 서비스 아주머니가 발로 쓱 밀어넣더니 밀차를 밀고 지나가는 것이다.

장모님께서 드디어 한말씀 하셨다.

“야, 여기는 손님 옷을 발로 치우고 다닌다.”  일부러 그 아주머니들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이다. 좀 그렇다. 밀차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고 손으로 옷을 밀어 넣을 상황이 안된다면 우리에게 옷좀 넣어 달라고 말을 하면 될일인데 발로 밀어넣는건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식점의 기본은 맛과 서비스이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서스비가 잘 안되면 다시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은 몇년전 어느 식당에서 자료사진으로 촬영한 것임)


앞접시에 이물질 덕지덕지, 다시 주문해도 역시 이물질
설거지 어떻게 하기에 이럴까?

두 번째, 아이에게 음식을 덜어주기 위해 앞접시 두개를 부탁했다. 그런데 도착한 앞접시 두개 모두 설거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안쪽에 이물질이 더덕더덕 붙어있는게 아닌가. 밀차 밀고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이 상황을 지적하며 깨끗한 것을 요구하니 주방쪽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큰 소리로 앞접시 두개를 가져오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다시 가져온 앞접시 두개, 그러나 두개 중 한개에는 좀전보다는 덜했지만 여전히 이물질이 붙어있었다. 도대체 설거지를 어떻게 하길래 먹던 음식이 붙어있는 걸까? 세 번째는 아주머니가 눈으로 직접 확인해서 깨끗한 앞접시를 가지고 왔다. 고급, 대형 그리고 새로 문 연 최신 음식점이라는 믿음이 점차 희미해져갔다.

뒷 손님 받기 위해 앞 손님 서둘러 몰아내는 식당

이게 끝이 아니다. 어른들은 다 식사하고 나는 커피를 뽑아 나르고 있었다. 우리 큰녀석은 아직 밥을 먹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식사를 다 마친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와 후식인 커피를 포함하면 식사 끝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일인가? 기다리는 손님들 때문에 죄송하지만 자리를 비워달라는게 아닌가? 앞으로 5분이면 커피 다 마시고 끝날 식사인데 자리를 비워달라고 채근하다니...게다가 아직 어린아이는 다 먹지도 않은 상황인데...

굳이 따지기 싫어 우선 옆으로 물러났다. 이미 테이블이 꽉 차 있었으므로 통로쪽으로 옷과 가방, 양말 기타 물건 들을 옮겨놓고 나갈 차비를 했다. 우리가 물러서는 동시에 무섭게 상이 치워졌다.

통로쪽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으므로 나갈 차비를 하는데 좀 불편했다. 한손에는 커피를 들고 있었으므로 불편이 더했다. 허둥지둥 대충대충 챙기며 쫒겨 나가듯 그 음식점을 빠져나왔다. 집에 와서 보니 아기 이날 때 깨무는 장난감 칫솔, 목에 두른 수건도 보이지 않았다. 허둥지둥 챙겨 나오면서 식당 어딘가에 빠진 것이다. 내 참~~

서비스 불만에 따른 안좋은 소문은 금세 퍼진다
같은 빌라 친한 사람이 식당 어떠냐길래 "별로다" 대답,
이 빌라 사람 교회 마당발인데..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요일인 어제 친하게 지내는 우리집 4층 아기 엄마가 아내에게 그 식당 어떠냐고 물었단다. 아내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단다. 4층 아기엄마는 그 식당에 별로 가고싶지 않다고 했다. 새로 생긴곳이라 어떤가, 한번 먹으러 갈까 생각했다는 4층 아기 엄마.

그 4층 아기엄마가 근처 교회 다니는 굉장히 ‘마당발’인데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식당에 대해 어떻게 평을 할까? 사람들의 입소문이 이렇게 무섭다는 걸 그 새로운, 대형 음식점은 왜 몰랐을까?

그날 우리식구들을 내몰 듯이 나가게 하고 그 다음 손님에게 서비스를 잘했는지는 모르겠다. 혹시 그 손님들도 식사 다 하고 여유있게 커피 마시는데 다음 손님 기다리니 죄송하지만 자리를 비워달라고 한 건 아닐까?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음 손님이 기다리다 지켜 그냥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있더라도 안에 있는 손님들을 끝까지 친절하게 서비스하는게 순서일 것이다. 다 먹고 나가는 손님은 중요하지 않아 대충 서비스하고 들어오는 손님을 우선하며 우대하는 것...글쎄 그리하면 당장은 손님을 더 끌어들일수 있을지 몰라도 단 한명의 불만을 가진 고객이나 손님이 얼마나 큰 안좋은 여파를 가져 오는지 그것은 신중히 생각해볼 문제이다.

좋은 소문은 느리게 퍼지거나 무덤덤해지는 반면 나쁜 소문은 빠르고 흥미롭게 그렇게 금세 퍼져 나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