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이야기

고구마 굴에 들어갔다 가스 중독 사망...사고 예방 위한 팁 몇가지

윤태 2012. 5. 30. 13:07

 

 

저희 시골 집에 있는 고구마, 생강 저장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더 깊은 굴이 나옵니다.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충남 태안의 한 농가에서 굴에 저장해 놓은 고구마를 꺼내려고 들어갔다가 70대, 40대 농민이 가스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입니다. 나머지 한명은 치료를 받고 있고요.

 

고구마, 생강굴 가스 중독 사망 사고가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네요. 게다가 충남 태안 같은 경우 생강, 고구마 저장용 굴이 3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엊그제 저도 모내고 하고 왔지만 태안과는 바로 인접한 서산으로 저희 고향집 역시 고구마, 생강 등을 저장하는 굴을 사용하기 있기 때문에 더 큰 걱정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희 집 같은 경우는 우선 굴에 들어가기 전에 휴지를 태워서 떨어뜨려 봅니다. 산소가 부족하면 휴지가 잘 타지 않거나 금세 꺼지게 되지요. 하지만 깊은 굴속 상황은 어떻게 돌변할지 사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고구마나 생강, 감자 등 저장한 농작물이 썩으면서 유독사를 내뿜기 때문에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더욱더 산소 부족이 일어날 수 밖에요. 이러한 경우는 최대한 저장굴 문을 활짝 열어 장시간 환기를 한 다음 들어가는 것이 안전할 듯 싶네요.

 

고구마 저장용 굴 내부 모습입니다

 

 

대부분은 저장굴은 깊어서 굴 밖에 누군가가 지켜 서 있지 않다면 위급상황이 벌어져도 밖에서는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우리가 밀폐된 공간에서 번개탄 등을 이용해 고기를 구워먹다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지요. 특히 여름에는 문을 다 닫아놓고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고기를 구워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전에 집단으로 탄 가스 중독으로 화제가 된 적도 있지요.

 

굴 속에 들어가는 분들은 대게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로써,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것을 잘 감지하고 못하고 어지럼증을 느끼다, 쓰러지게 되고 그 상태에서 시간이 지체돼 사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굴속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재빨리 밖으로 나올수 있는 상황이 되지만 어르신들은 잘 느끼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운동신경도 그만큼 떨어져 민첩하게 위기 상황을 대처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요즘 고구마, 감자 등이 이상 기온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매우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쌀보다도 더 비싸다고 합니다. 태안 고구마, 생강굴 사망 사고도 고구마 꺼내러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아 비싼 고구마를 내다 팔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수확한 고구마가 굴속에 들어갑니다.

 

고구마, 생강굴 가스 중독 사고를 예방하려면 아래와 같은 수칙이 필요할 듯 합니다.

 

1. 들어가기 전 휴지에 불을 붙여 떨어뜨려 잘 타는지 확인한다.
2. 들어갈때는 젊은 사람이 동행한다.
3. 지상 굴 밖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지켜보는 가운데 큰 소리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굴 속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4. 특히 여름철인 경우 굴 안 수확물이 부패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이 다분하므로 더욱더 안전에 신경써야한다.
5. 굴 안에 저장물이 있을 경우 최소 2~3일 정도 굴 문을 열어 환기하도록 한다.
6. 굴 안에 선풍기 등을 이용해 유해가스를 강제적으로 배출한다. (전기선만 들어가면 가능)
7. 위험성을 모르는 농민들도 많으므로 지자체에서 적극 위험성이나 주의사항을 홍보한다.(굴 입구에 ‘가스 질식 중독 주의’ 등의 경고, 안내 표지판 설치)

 

오늘 이 저장굴 질식 사망사고 보고나서 저도 시골 부모님께 전화 드렸습니다. 들어가실 일 있으면 조심하시라고요. 안 그래도 고구마, 감자 비싸다고 꺼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저장용 굴 사용하고 계신 농가, 다시한번 주의하셔야 할 것입니다. 시골이 농촌은 분들, 다시한번 전화 드려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알리고 또 알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요즘 고구마, 감자 값이 금값이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