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서는 대한민국

골목 가로막은 차 빼달라고 하다 '멘붕'되다

윤태 2012. 7. 3. 06:30

차 다니는 길을 막아놓고 오후 내내  전화 안받으면  어찌합니까?

 

저는 방문 교사입니다.

여러명씩 모둠 형태로 가정을 방문해  토론 형식의 수업을 합니다.

방문 지도 교사의 기본 수칙중 기본은 수업 시간 준수입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좁은 골목길을 갑니다.

때로는 아슬 아슬...사이드 미러가 벽에, 옆 차에 달랑 말랑

골목을 누비고 다닙니다.

 

파란 1톤 트럭이 세워져 있는

비탈진 좁은 골목길을 지나갑니다.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지나가야 합니다.

 

 

 

 

 

 

 

 

스용차가 지나가기엔

좀 좁은 길인듯 싶지만

여하튼 우리는 가야합니다.

 

길이어도, 길이 아니어도 우리는 가서

시간을 맞춰야 합니다.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아슬 아슬하게 흰 트럭까지 지났습니다.

최대한 천천히...사이드 미러 접고,,,

아니 접기 전에 벽에 사이드미러 한번 살짝 부딪히고...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일이기에...

 

 

 

 

그런데 흰차가 가로막았습니다.

이곳에서 잠깐 수업하고 먼데로 이동을 해야하는데

차 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일단 제 차도 이곳에 세워두고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정말 제 차가 나가야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차 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주택가를 향해 차번호를 여러번 외쳐봤고

경적을 수차례 울려봤고

인근 주택, 빌라들 방문을 두둘기며

혹시 저 차량 차주 아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한 시간 넘게 이 일을 반복하는 동안

뒷 타임 수업은 진행할수가 없었습니다.

제 차를 이 상태에서 내버려 두고 집에 갈수도 없는 상황..

제 차가 골목을 막아버리는 셈이 되니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발 동동 구르다가...

 

 

 

 

결국 결심했습니다.

사이드미러 접고 조금조금씩, 살살 기어 내려왔던 골목의 비탈길을

후진해서 다시 올라가기로 마음 먹은 것이지요.

 

그 방법이 아니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해가 지려면 약 2시간 반가량 남았지만

30번 넘게 전화해도 받지 않는 저 차량 주인이

언제 나타날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내려온 길을 후진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차에 상처가 생긴 확율은 120%로 생각했습니다.

결국 담벼락 울퉁불퉁한 곳에 상처를 입고(사진 아래쪽 부분)

차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상처난 곳을 열심히 문질로 보아도 상처가 선명했습니다. ㅠ.ㅠ

 

결국 차주에게서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이후 서너시간이 지난뒤에 전화를 해봤지만

역시 받지 않았습니다.

수십통의 부재 전화가 찍었을텐데, 역시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골목길 한가운데를 저렇게 막아놓고

일도 못하게, 완전히 사람을 멘붕 상태로 만들어놓고

남의 차까지 상하게 만들어놓고...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다시 전화해주지 않는 저 배짱은

과연 뭘까요??

 

낮에 다시한번 전화해봐야겠군요...

 

내가 멘붕인지

저 차주가 멘붕인지

헷갈릴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