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는 현장

국제 식품산업 전시회 가보니.... '실망'

윤태 2008. 11. 23. 12:05



식품산업전시회에서 왜 칫솔을 판매하는 걸가?
-하반기 최대 규모 자랑한다고 해서 가보니..


국제식품 및 급식산업전시회가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주최측이 내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450여개 업체, 850여개 부스로 하반기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련 전시회로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식품관련 산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22일 전시회를 찾았다.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다. 세명의 직원이 나와 열심히 칫솔을 판매하고 있었다. 행사기간이라 특별세일한다면서, 거져 가져가는 가격이라면서 말이다. 식품 산업전시회와 칫솔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식사를 하면 반드시 양치를 해야하니까 질좋은(?) 칫솔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품산업전과 연관을 지어야 하는 걸까? (내가 써놓고도 이건 뭔가 이상하다)

전시회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사정이 생겨 참여못하는 업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식품과 관련없는 업체의 일방적인 판매행위가 활개를 치게 해야하는걸까? 차리리 부스가 비면 비는대로 진행하는게 모양새가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비단 칫솔 뿐 아니라 청소기, 화분 업체 등 식품 및 식품산업과 관련없는 업체들이 종종 보였다.

-먹을 것, 상품 나눠주는 업체는 '긴 줄'
-영세한 비인기 업체는 '꿔다 놓은 보리자루' 신세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로 거듭나기엔 역부족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라~ 비즈니스를 하려면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고 정보를 얻고 신기술을 보여주며 납품 계약을 맺는 등의 활동이 활발해야하는데, ‘꿔다 놓은 보리자루’ 업체의 부스가 많다는 사실이다. 전시회 내내 자리만 지키고 있는 영세한 업체들이 많다.

반면 꽤 많은 부스를 차지하며 대규모로 진열해 놓은 큰 업체는 여러명의 행사 도우미를 쓰며 먹을 것과 상품 등을 풀어 놓는다. 이런 업체에만 방문객들이 긴 줄을 선다. 비인기 소규모 업체는 물끄러미 인기 업체 부스만 바라보고...

식품, 음료, 에너지 등 그동안 각종 전시회를 다니며 부스 관계자들과 이야기해보면 나오는 말이 꼭 있다. 비용 들여 전시회 나와봐야 별 효과도 없고 시간, 비용 낭비한다고 말이다. 참여하기 싫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이다. 그러니 ‘꿔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앉아서 책이나 보고 있다가 때 되면 철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많은 업체 참여라는 최대 규모 전시회’,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보기 좋은 멘트보다는 좀더 내실있고 소비자, 업체, 식품관련 종사자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전시회로 발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백화점식 전시회’로 나갈 것인가?
언제쯤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로 거듭날 수 있을까?

보도자료는 정말 멋지게 냈는데...



하반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식품산업전시회에서 칫솔 판매를 하고 있는 부스


식품산업전시회와 청소기는 어떤 관계일까?



식품산업전시회와 화분 받침대의 관계는??

비인기 영세업체는 전시회 기간 내내 앉아있다가 별 성과없이 철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꿔다 놓은 보리자루' 신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