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마늘밭 100억원이 나라를 살렸다(?)
포도밭에 묻혀 있던 보물은 무엇이었을까?
마늘밭 100만냥 묻고...나라가 이렇게 변했다
먼 옛날 한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유언을 남겼다. 포도밭에 많은 보물들을 묻어 두었노라고...장례를 치르고 보물을 찾을 욕심에 아들들은 열심히 포도밭을 이곳저곳을 파헤쳤다. 하지만 보물은 땅속에서 나오지 않고 이듬해 포도나무 위에서 송알송알 포도송이로 변신해 발견됐다.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 최고의 보물이라는 교훈은 그 이후로도 이어져왔다. 이러한 교훈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 이 사나이가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 곳곳에 큰 보물을 묻어뒀다. 조선중기 현모양처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신사임당의 초상화 수만장을 비닐봉투, 김장독 등에 담아 묻어 둔 것이다.
워낙 귀중한 초상화라 시가로 따지면 100억냥이 훌쩍 넘는 그야말로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 신사임당의 고귀하고 바른 성품의 기운과 정신을 양분 삼아 정성껏 가꾼 탓인지 김제의 이 마늘밭에서는 해마다 튼실하게 마늘 열매를 맺었다.
하지만 이 보물을 마늘밭에 묻어 놓은 사나이는 마음이 늘 조마조마했다. 그 보물들이 떳떳하게 모은 게 아니라 불법 노름을 통해 얻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여 사나이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 스스로 유배 생활을 하며 반성하고 있었고 그대로 묻어 두었다가 자신이 죽을 때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었다.
아니면 죽기 직전 고을 사람들에게 보물이 묻혀 있는 사실을 알려 부지런히 땅을 파게 하고 땀흘려 일하라는 교훈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보물을 캐 가질 수 있도록 기가 막힌 계획을 세워 놓았다.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쉽게 벌어들인 돈은 쉽게 빠져나간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보물 즉 신사임당의 초상화를 묻을 당시 일을 도와준 사람이 변심해 보물 일부를 꺼내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사들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일을 도와준 사람 또한 자신의 절도를 감추기 위해 함께 일했던 또 다른 일꾼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했고 억울한 일꾼이 관아에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포졸들이 마늘밭 이곳저곳을 파헤치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보물들이 솟구쳐 나왔다. 한양을 비롯한 이 고을 저 고을에서 많은 백성들이 호미와 쇠스랑을 둘러매고 김제의 마늘밭으로 모여들었다. 포졸들이 미처 찾지 못한 보물을 캐거나 혹시 흘리고 간 보물이 있지 않나 하는 기대심 때문이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고을의 마늘밭에 또 다른 보물들이 상당량 묻혀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고 급기야 복덕방 할아버지들이 주축이 돼 전국 고을의 마늘밭을 사들였다. 그리고는 정성스레 마늘을 심었다. 마늘이 튼실하게 열매를 맺으면 틀림없이 보물이 묻혀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한 것이다. 하지만 튼실한 마늘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복덕방 주인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꾼을 부려 전국 고을의 마늘밭을 열심히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끝내 보물은 나오지 않았다. 보물은 이듬해 마늘밭 깊은 곳이 아닌 흙에서 5센티미터 안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전에 볼 수 없는 주먹만한 마늘 열매가 열리면서 조선의 특산품 중 가장 훌륭한 특산품이 되었다.
청나라, 왜나라 등에 이 특산품 마늘을 거래함으로써 조선은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온 나라의 백성들이 호미와 쇠스랑을 들고 부지런히 일을 한 덕분에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었고 근면하고 성실한 조선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결국 한 사나이의 헛된 욕심과 정직하지 못한 노름의 보물사건이 오히려 조선 백성을 일깨우고 부국강병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 계획은 그 사나이가 당초 원하던 바이기도 했다. 이렇던 저렇던 이 사나이의 계획은 과정을 조금 달리 했을 뿐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마늘밭에서 나온다는 보물, 이렇게 파헤치면 그 어떤 형태로던 보물이 나올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