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조각 모음

남편 생일 잊으면 시누이한테 혼나, 아내 생일 잊으면??

윤태 2011. 5. 16. 08:31



스승의 날이던 어제는 제 생일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생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지점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어찌하여 일요일에 수업하고 있죠) 집에서 전화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이라는걸 뻔히 아는 아내이기에 수업중에 전화가 온다는 것은 시급을 다투는 일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모둠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았는데.

“당신 오늘 생일이래. 어쩌냐? 나도 형님 전화 받고 알았어.”
“뭐?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수업중인 아이들이 눈앞에 있는데도 감탄사인지 비명인지 모를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 자신도 생일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 같은거?? 요즘은 하도 실시간으로 까먹는 것들이 자꾸 생겨서 말이죠. ㅎㅎ

낮에 수업 나올 때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던 아내, 그 바람에 아내도 까먹었던 것이죠. 시부모님은 물론 시누이, 시동생, 손위아래 동서, 아주버니 심지어 시조부모 생일은 물론 제사일까지도 꼼꼼하게 체크해 놓은 아내, 이번만은 제 생일조차도 까먹었으니 그동안 육아에 살림에 얼마나 정신없었는지 짐작할 만합니다.

결국 작은 누나가 아내와 시골 부모님, 여러 형제들에게 제 생일을 알려준 모양입니다. 더불어 아내에게는 “니 마누라도 생일 까먹었더라, 내가 혼내줬다”고 친절하게(?) 문자까지 주었습니다.

생활하다보면 생일을 잊어먹고 못챙겨주는 경우 있을수 있죠. 생일 잊어 버리고 지나는 경우가 어디 한둘인가요? 이제는 결혼기념일이나 처음 만난 날 등 과히 기념비적인 날들도 무뎌가는 상황인데 말이죠.

그런데 재밌습니다. 남편의 생일을 까먹은 아내가 시누이로부터 꾸중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입장 바꿔서 아내의 생일을 까먹은 남편은 누구에게서 꾸중을 들어야 하나요? 처형한테 꾸중을? 처남한테? ㅋㅋㅋ

사실 저도 아내의 생일을 까먹은 때가 있었거든요. 음력, 양력 헷갈리기도 하구요.

남편의 생일은 아내가 까먹으면 안되고, 아내의 생일은 남편이 까먹어도 된다? ㅋㅋ

시댁과 친정의 관점에서 보면 다를수도 있겠지만요...

7살 아들녀석은 아빠가 퇴근하기 몇분전 일기에 아빠의 생일을 위해 해줄을을 급조해 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