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발견

"내 아내가 미니스커트 입으면 그날 뒤집어진다"

윤태 2012. 6. 12. 11:40

 

 

미니스커트에 대한 남성들의 이중잣대, 정말 이럴 수 있나?

 

여성들의 미니스커트를 대하는 남성들의 이중적 잣대, 너무하지 않나요?

 

 

미니스커트 여성 보며 남자들이 한 말은? 음담패설

 

오늘 아침 둘째 아들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이 가파른 언덕길이 좀 많아서요, 천천히, 쉬엄쉬엄 올라가야 하는 길이 참 많습니다. 날도 덥고요.

 

가파른 언덕길 앞쪽에 젊은 여성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노출의 계절, 몸매 자신 있고 아니, 이렇게 쓰면 욕먹을 수 있으니 ^^ 몸매 상관없이 타인에게 잘 보일 목적이던, 시원하게 입는 것이던 내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비탈길에 위치한 어느 회사의 남성 직원 서너명이 입구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미니스커트 입은 여성이 올라가는 모습을 진작부터 지켜보더니 저만치 올라갈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본능적인 행동이고 시선이 충분히 쏠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재밌는 건 그 여성을 두고 그들이 하는 말들이었습니다. 종종 미니스커트 입고 올라가는 저 여성의 직업이 무엇인지, 다리가 괜찮느니 어쩌니 하면서 약간은 음담패설 비슷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지요.
 
그런데 결정적인 것은 어느 남자 직원의 이 멘트였습니다.

 

“만약 내 와이프가 저러고 다니면 그날은 뒤집어진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헉!!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저리고 다닌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뉘앙스를 보면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이 ‘나쁜 행실’, 뭐 이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직원은 지금 지나가는 미니스커트 여성의 앞태, 뒤태 다 감상하고 음담패설조로 이야기까지 나누면서 자기 와이프는 미니스커트 입으면 안된다는 철저한 이중적 잣대, 이중 논리를 펴고 있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나더군요.

 

자신의 와이프가 미니스커트 입는 모습이 싫다고 하면서 타인이 미니스커트 입은 모습은 본인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도구이다...뭐 이런 생각인 듯 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은 논리의 철저한 이중잣대, 어쩌면 이럴 수 있습니까?

 

나이도 30대 중반 정도 밖에 안되보이는 사람의 성향이 어찌도 저렇게 고루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성 사회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참으로 화가 나는 아침 길이었습니다.

 

아내이기 전에 또 엄마이기 전에 한 여성이고, 사회 생활하는 여성이라면 회사 분위기나 문화에 맞게 짧던 길던 취사 선택해 옷을 입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가정 주부라고 한다면 육아와 살림에 찌들어 사는 만큼 미니스커트 등의 화려한 옷을 입고 외출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풀어제낄 수 있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찾지 못하는 여성으로써의 존재감을 밖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저는 최소한 이러한 이중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습니다. 미니스커트를 독려하는 편이죠. 육아와 살림에 찌든 만큼 화려한 외출을 통해 마음을 풀어보라고요. 아니 육아와 살림에 찌든게 아니더라도, 내 아내의 짧은 치마는 싫고 다른 여성의 미니스커트는 보기 좋다는 논리는 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치권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이중잣대에 신물이 날 정도인데 일상에서도 이래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