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는 현장

'묻지마 염산 테러' 목격자 만나보니...

윤태 2009. 6. 13. 09:10




사건이 벌어진 현장, 목격자들이 당시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8일 아침, 경기도 성남의 초등학교 교문 앞 골목에서 30대로 보이는 괴한이 20대 여성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을 뿌리고 달아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묻지마 투척’인데 비단 이번뿐이 아니라 전에도 페인트를 투척하고 달아난 곳이기도 합니다. 이 일대 시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이 골목 일대는 제 일터이기도 합니다. 이 일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정방문 독서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이곳에서 수업을 하다보니 염산 투척 사건 때문에 경찰들이 들어와 주민들과 계속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몽타주를 가지고 왔더군요. 수업 후 한 목격자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일은 피해자의 집 근처 한 슈퍼마켓 앞 평상마루에 며칠전부터 주로 시커먼 옷을 입은 남성이 자주 와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사왔나보다 했지만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고 며칠째 그러고 있으니 경계가 되더라고 목격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진 날부터 슈퍼앞 평상마루에 서성이던 그 남성이 사라졌고 이 사람을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은 것이죠. 학교앞 CCTV에도 어떤 남성이 찍혔는데 화면이 너무 작고 화질이 안 좋아 도저히 식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목격자가 전하더군요.

결국 그 목격자에 따르면 슈퍼 앞 평상마루에 이상한 눈빛으로 있던 사람이 염산을 투척한 사람이 맞는지 아니면 이번 사건과 관계없는 다른 인물인지 혹은 2인1조로 팀을 이루어 범행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하더군요. 경찰도 이 부분에 대해 계속 탐문 수사를 하고 있구요.

평상마루에 앉아있던 수상한 남자의 모습을 며칠동안 목격한 주민들은 꽤 많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말이죠. 수업받는 아이들도 저한테 그 남성을 몇 번 봤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수사하는데 주민들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서까지 가서 진술하는 등의 상황이 부담스럽고 내키지 않았던 것이죠.

그나마 어떤 젊은 여자분이 경찰서에 출두해 최면으로 그 남자의 얼굴을 떠올려 보려 했지만 최면이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슈퍼마켓 평상마루에서 며칠동안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왔다갔다 했다고 합니다. 경찰들도 이곳에 자주와서 목격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구요. 빨리 제대로 된 몽타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가져온 몽타주를 보고 바로 앞에서 그 남성을 봤다는 한 목격자는 “차를 빼면서 정면에서 봤는데 그 모습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남성과 닮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구요.

지금 수사가 어찌 돼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날마다 그 남성의 행적을 쫒고 있는 건 현장에서 볼 수 있는데 말이죠.

어차피 CCTV에 찍힌 사람은 거의 식별 불가수준이라고 하니 우선 평상마루 앞에 있던 의심 용의자부터 찾는 것이 급선무인데 참 마음이 답답하네요. 적극적으로 수사 협조 안 되는 것도 그렇구요.

이곳은 초등생 아이들이 즐비하게 뛰어노는 곳이고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찬 곳이라 학부모들의 마음은 특히 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종종 밤 늦게까지 이곳에서 수업하는 저도 좀 그렇습니다. 수업 끝나면 밤 9시 넘어 혼자서 걸어 내려가는 초등생 여자아이도 있으니까요.

하루 빨리 범인이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한 몽타주가 나오면 그 어디에든지 공개하고 싶은데 그것도 여의치 않은 듯 합니다. 추정 용의자를 목격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아직 몽타주가 언론이나 미디어 등에 나오지 않았으니 말이죠.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제보가 범인을 잡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젊은 나이에 얼굴을 많이 다쳤으니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안타까울 뿐이다. 서둘러 범인을 잡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