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야기

보험 상담원에게 "먹고 살기 힘들죠?" 라고 문자 보냈더니...

윤태 2010. 9. 17. 07:07



휴대폰 끊지 않으면 계속되는 상담원들의 일방적 멘트 '기계적'


보험회사, 카드회사, 통신회사 같은 곳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특징이 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고객님 이번에 어디 생명에서 새로 나온 비과세 상품이 어쩌구 저쩌구 ~~ 샬라샬라 샬라샬라....얄라셩~~~

끊지 않으면 계~~~속~~된다.

그들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에게 “통화 괜찮으신지요?” 라고 묻는 법이 없다. 그냥 일방적으로 자기할말만 계속 한다. 그것이 그들의 업무이다.

무차별 광고 전단지 뿌리고 무차별 광고 이메일 보내고 무차별 문자 광고 보내듯 텔레마케터들 역시 일방적인 ‘말’로 상품, 제품을 홍보해야한다. 듣다 말고 끊어버리거나, 관심 없다고 말하고 끊거나 ‘안녕하세요 ○○카드입니/’  에서처럼 텔레마케터의 첫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스팸전화로 생각해 곧바로 휴대폰 폴더를 닫아버리기도 한다.

전화 예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텔레마케터든 고객이든 누가 잘못이다, 잘했다를 따질 일도 아니다. 마케터는 마케터 나름대로 고객은 고객 나름대로 응대를 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정다운 혹은 반가운 목소리가 아닌 너무나 기계적이고 일방적인 그리고 말도 참으로 빠르게 하는 등 다정다감한 맛이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전화가 썩 기분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시대의 많은 텔레마케터/상담원 들이여 내 감정을 솔직히 적었으니 이해하시라 ^^)

오늘 낮에도 그 전화를 받았다. 생명보험회사란다. 역시 일방적인 홍보가 펼쳐진다. 내 이메일로 상품(무슨 저축)에 대한 안내문을 보내준단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 이 마케터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

상담원 : “저, 혹시 전화 받기 편한 시간이 있으세요?”
새롬이아빠 : “글쎄요, 전화 받기가 늘 불편하죠.”

더 이상 통화를 원치 않는다는 내 의중이다. 그래서 우선 이메일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래도 전화 받기 편한 시간이 있냐고 물어본 텔레마케터가 참으로 고마웠다. 최소한 일방통행은 아니었으니까.

이메일 확인하고 잠시 후 문자가 왔다. 지루하고 딱딱한 상품 설명이 펼쳐졌다. 숫자도 나오고 도통 알수 없는 언어들도 있다. 그런데 문자 끄트머리께는 식사 맛있게 하세요, ^^  전화 받아서 감사하다 ^^ 등등 웃음 이모티콘과 함께 그 기다란 문자를 직접 손가락으로 눌러 보낸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답문자를 보냈다.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그녀들의 홍보성 멘트.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것 같아 인간적인 멘트를 넣어 문자로 보내줬다. 그런데 답문자가 왔다.




새롬이아빠
: “먹고 살고 힘들죠? 꼼꼼하게 고객관리 잘 하시네요. 이멜은 열어봤습다. 아내와 상의해보도록 하지요 (^_^)"

그랬더니 또 잠시 후 텔레마케터로부터 아래와 같은 답장이 왔다.

상담원 마케터 : 네 감사합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시는 지는 안여쭤봐서.. 사람사는거 다 똑같잖아요. 하시는 일 다 잘 되실거에요. 항상 긍정적이라서 맘은 편해요 오후 마무리 잘 하시구요 홧팅^^하세요 ^0^


마케터/상담원일이 힘들지만 누구나 다 하는 일이라며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일한다는 상담원의 멘트다. 감성으로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뭔가 따스함을 느꼈다. ^^


나는 안다. 그 텔레마케터가 감성적인 부분으로 나를 상대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손수 보내는 문자, 힘들게 사는 일에 대한 공감, 마케터 개인적인 성향, 애로사항까지 문자로 밝히면서 좀더 인간적인 면을 보여줬다. 기분이 나쁘진 않다.

그리고 이번 일을 통해 확인했다. 그녀들이 기계가 아니었다는 것을....업무 시스템이 그렇다는 것을 말이다. 진작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됐다. ^^

색다른 경험이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상담원/마케터 들의 일방적인 홍보 전화에 어떻게 응대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