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서는 대한민국

"부엌칼로 고기 썰었을 뿐 살인하지 않았다"

윤태 2012. 7. 4. 10:41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 취직하고 난 후 서울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아이들은 대통령, 장관, 판검사를 멘토삼아 성장한다. 그러나...

 

 

나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 정치와 내 생활이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기에 내 생활보다 정치에 관심을 두고 열광하거나 비판하거나 분노해야하는가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은 말이다.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딴 정치가 내 생활과 무슨 관련이 있냐 싶었다.

 

대통령을 잘 뽑아 놓으면 내 호주머니에 단돈 만원이라도 더 들어오는가? 어차피 그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며 정권을 유지하고 저희들 배불리 잘 먹고 잘 살려고 정치판에 끼어들어 쌈박질하는데 내가 왜 그런 것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이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그 숱한 팟캐스트 방송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것이 결국 나를 이렇게 정치 섹션에까지 글을 올리게 만들었다. 생업에 바쁜 친구들에게도, 나를 아는 모든 지인들에게 나이가 적고 많음을 떠나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TV 뉴스 같은거 보지 말고 팟캐스터 방송 등을 통해 이 나라의 현실을 알아야한다’고 늘 광고하고 다녔다.

 

하지만 호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초기 내 생각과 같은 것이었다. 도대체 본인들의 생활이 정치, 사회 등 세상 돌아가는 현안과 무슨 관계가 있냐 싶은 것이다. 대통령과 측근들의 비리 실태를 이야기해줘도 그들은 “역대 어느 대통령이던 비리 없던 사람이 있었냐? 그놈이 그놈이다, 누구든 뽑을 사람이 없다” 등 정치 사회에 관심조차 갖지 않으려는 마인드로 일관하며 정치 관련 이야기는 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기 생활에, 자신들의 생업이 더 중요한 것이다. 적어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하지만 수장이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생활은 크게 바뀐다. 귀족 출신 오세훈 시장이 물러나고 인권을 위해 뛰어다닌 박원순이 서울 시장이 되고 나서 서울시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고 있는가 말이다. 혹자는 말한다. 도대체 어떤 변화냐고? 서울 시장이 바뀌어서 나한테 득되는게 뭐가 있냐고?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면서 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건강을 유지하는데 동참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초등생, 청소년들은 대통령, 장관, 판 검사, 경찰 등을 꿈꾸며 그들의 꿈을 키워나간다. 그들을 멘토 삼아 그 수장들이 지향하는 삶에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한다. 설령 그러한 직업들이 뜬구름 잡는 망상이라고 해도 아이들의 마음속엔 존경과 우러러 봄의 대상으로 남아 어린 싹들의 꿈을 키워줄 의무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늘 초등생들과 사교육 현장에서 만나고 있는 나이지만 초등 저학년만 되도 대통령 욕을 입에 달고 산다. 교실 안에서 대통령을 꿈꾸는 아이는 돌팔매질을 당해야 할 상황이다. 대통령은 되고 싶은 직업 기피 대상 1호인 셈이다.

 

어제 KBS1 TV 시사기획 <창> 이라는 프로그램을 끝에 잠깐 시청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엉터리 검찰 조사를 파헤친 듯 싶다. 잠깐 봤지만 참으로 유쾌, 상쾌, 통쾌했다. 새노조가 파업을 중단하자마자 정권을 향해 칼날을 들이대는 모습 참 보기 좋았다. 공중파에서 부정 부패 만연한 정권을 향해 칼날을 들이댄 시사 기획물을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민간인 불법 사찰, 디도스 특검, 내곡동 사저 비리 등 검찰 조사나 특검 발표를 보고 팟캐스트를 듣다가 분노에 분노가 하늘까지 닿아 문득 들 검찰의 행태를 상징 혹은 대변하는 또는 단적으로 보여주는 가상의 사건을 만들어 보았다.

 

 

#사건 : "나는 부엌칼로 쇠고기 썰었을 뿐 살인하지 않았다"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거실에 사체가 누워 있고 범인으로 의심되는 자가 피묻은 부엌칼을 들고 부엌에 서 있었고 옆 도마에는 썰다 만 붉은 쇠고기가 흩어져있었다. 경찰이 급습해 총을 겨누며 그를 제압하자 그는 쇠고기를 썰었을 뿐 사람은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그 증거로 칼에 묻은 쇠고기 몇점을 가리켰다. 경찰은 그 말과 증거물을 믿고 그를 놓아주었으며 미스테리 사건이라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고 왜 그 자를 조사하지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은 그가 자신이 살인자가 아니라고, 고기를 썰었을 뿐이라고 분명히 밝혔고 증거도 있는데 왜 자꾸 그를 의심하냐며 기자들의 추가 질문을 일축했다. 최소한 불러다 조사라도 해야하지 않냐는 거듭되는 질문에 그는 얼굴이 선량하게 생겼고 칼에 쇠고기도 묻어 있었기 때문에 혐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것을 국민들이 믿으라는 것이다.

 

 

지금의 검,경이 이 상황과 뭐 다를바 있는가?

 

 

언론부터 장악해야 임기가 편하다고 생각하는...지금 국민들은 그렇게 바보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