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조각 모음

살짝 긁고 지나갔는데 수리비 40만원 "야호, 땡 잡았다"

윤태 2011. 4. 15. 07:00

번득이는 저 새범퍼..."코란도는 역시 땡 잡았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 한켠이 쓰려온다




엊그제 기어코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골목 모퉁이를 돌아나오다 앞쪽 차가 닿을 것 같아 안쪽으로 꺾어 틀다가 안쪽에 돌출한 상태로 주차돼 있는 코란도 앞 범퍼와 제 차 운전석 옆구리가 찌지직~~~ ㅠㅠ

상대방 코란도는 앞범퍼 돌출부분이 긁혔고 제 차 옆구리도 뭐가 벗겨졌는지 긁혔는지 모르겠지만 시커멓게 됐습니다 ㅠㅠ

제 차는 1년 밖에 안된 새차지만 자차 보험도 안돼 있는 상태... 눈앞은 캄캄해오고 말이죠.

피해차량 운전자와 이야기를 해보니 남의 차를 빌려 한동안 타고 다니는 차이고 원래 앞범퍼는 양쪽으로 상당히 긁혀 있었지만 이번 사고로 뭔가 약간 틀어진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운전자 자신의 차도 아니고 평소 주의 깊게 보고 다니지 않아 원래 상태가 어때했는지 자신도 잘 모르지만 경중을 떠나 여하튼 중요한건 저는 가해자, 저쪽은 피해자라는 거죠.

게다가 빌려 타는 차를 사고 냈으니 주인에게는 곱게 돌려줘야 할 것이므로 어떤 방식으로든 처리를 해야했습니다. 운전했던 분도 대략난감하더라구요. 동네사람이라도 되면 어떻게 미안하고, 죄송하고 뭐 이렇게라도 해보겠는데, 이번 건은 ‘짤’ 없겠더라구요. ㅠ.ㅠ

보험접수 하고 이번엔 제 차 걱정이 돼 정비소/세차장 갔는데, 이게 웬일, 옆구리 시커멓던 게 깨끗하게 닦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표시 날까 말까 할 정도로 약간 긁혔고 찌그러지지도 않았습니다. 단순하게 상대방차 페인트가 진하게 묻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제 딴에는 이 상황으로 미뤄 상당히 경미한 정도라 피해자와 빨리 합의하고 징그럽게 이력이 따라다니는 사고 건수를 없애려고 시도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상대차량은 범퍼를 교체하기에 이르렀고 원래 그런 것인지 이번 사고로 그런것인지 모르는 약간 틀어진 것(?)까지 수리를 해 40만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보험직원에게 전화가 왔는데 가서 살펴보니 제가 무척 억울할만 했다고 하더군요. 살짝 건드린 것뿐인데 통째로 갈아야 하다니....뭐 피해자 차원에서는 원상복구를 하는 것이기에 범퍼를 갈아내던, 도색하던 그쪽의 선택이죠. 이왕이명 다홍치마라고 교체하겠죠.

마음은 쓰리지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와, 코란도 완전 땡잡았다.”
ㅋㅋㅋ

어제 아침 사고현장을 지나오다가 그 차량을 보게됐는데 하루만에 아주 신사가 됐더군요.

엄청 보기 흉했던 앞범퍼 전체가 삐까뻔쩍....새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한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코란도, 진짜 진짜 땡잡았다.”

그런데 그 번득이는 앞 범퍼를 보니 왜 이리 속이 쓰린지요...??

자자, 코너 돌때 조심조심, 너무 무리하게 아슬아슬한 차 사이 지나가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