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맛

소극적이던 아이가 이렇게 달라질수 있나요?

윤태 2010. 12. 23. 08:13




첫째 아이의 첫 재롱잔치 보고나서 느낀점..


며칠전 아들의 첫 재롱잔치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신종플루 때문에 5살 때 재롱잔치는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는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조그맣게 했기 때문에 실상 재롱잔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첫 재롱잔치에 저는 지각하고 말았습니다. 첫 무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가수 다섯 손가락의 <풍선>이라는 노래에 맞춰 율동 연습하는 모습을 종종 봤고 제가 인터넷에서 노래를 들려주며 아빠와 같이 연습했던 율동인데 그걸 놓쳐버렸습니다. 아내도 미용학교 끝나고 저보다 더 늦게 재롱잔치에 왔습니다.

재롱잔치를 보는 내내 참으로 놀랐습니다. 제가 모르고 있던 여러 가지의 율동과 재주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맨날 어리광 부리고 짜증내며 아기처럼 응석받이 하던 녀석이 저 집단속에서 하나의 일원이 되어 서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보니 저 녀석이 제 아들이 맞나 생각도 들더군요.

재롱잔치 중에서 특히 국악 코너는 아들을 더욱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맨 앞에 앉아서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리듬에 맞춰 장구를 치며 멘트를 하는 것을 보고 “내가 아들을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율동을 하면서 영어 노래를 하고 또 수화와 함께 율동을 하는 등 6살 아이들 수준에서 결코 쉽지 않은 동작들을 꽤나 멋지게 해내고 있던 겁니다. 물론 집에서 이런 것들을 재미삼아 조금씩 웅얼거리고 장난삼아 연습하고 장난치는 모습은 종종 봐왔습니다. 다만 이러한 율동의 한 조각만 얼핏 봐온 것이기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것일 줄은 몰랐던 겁니다. 그러니 감동이 더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한동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뒤에 서서 뻘쭘하게 바라볼 정도로 소극적인 행동을 꽤 오랫동안 보여 왔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던 겁니다.

이번에 재롱잔치를 보고나서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갖고 있던 불안하고 초조했던 마음이 모두 가시어 버린 겁니다. 얼마 전 담임선생님과 상담했을 때 아이가 사회성이 아직은 또래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 많이 했는데 그 걱정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것입니다. 아빠가 바쁘다는 이유로, 엄마는 미용학교 때문에 시간 없다는 이유로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엄마 아빠가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어린이집에서 어떤 재롱잔치를 하는지 아이에게 물어봐서 같이 율동연습도 하면서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런 활동을 통해 부모와의 정을 더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저희 부부는 그러질 못했습니다. 아니, 아내는 종종 아이와 함께 했지만  저는 거의 참여를 못했습니다.

간단한 율동이나 몇 개 하려나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꽤 ‘스케일’이 큰 아들의 공연을 보고 나니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요. 동시에 아빠가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구나 하는 점도 깨닫게 됐고요.

재롱잔치를 보는 내내 마음속이 뭉클해지고 앞으로 아이에게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용솟음치더군요. 그런데 참 재밌지 않습니까?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들 녀석, 재롱잔치 끝나고 꼭 안아주고 나오는데 자신은 꽃 못 받았다고 징징대고 떼쓰면서 억지 부리는 녀석을 보니 다시 꿀밤을 주고 싶은 겁니다.


처음 어린이집에 보냈을 때 친구들은 다 적응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 이런 상태였습니다. 그 후로도 한동안 적응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처음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멀뚱멀뚱 서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거의 몇달동안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