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맛

엄마 아빠는 아이들 앞에서 연기자 돼야 한다

윤태 2010. 8. 5. 09:02


형제가 즐겁게 놀때 노는데 한번 붙으면 끝장을 볼 태세입니다. 누가 한번 쓰러져야 그 지루한 싸움이 끝납니다. 6살, 3살의 싸움은 오늘도 시작됩니다.




-징그럽게 싸우는 아이들, 어릴때부터 들어온 지겨운 말
-"형이 양보해야지, 동생이 형한테 대들면 되냐?" 이건 모순


6살 형과 3살 동생이 정말 징그럽게 싸웁니다. 특히 장난감 문제죠. 큰 녀석은 버럭버럭 소리지르며 동생에게 뭐라뭐라하고 그래도 안되면 삐쳐서 이불속에 들어가버립니다. 작은 녀석은 이에 질세라 바락바락 대들다가 소리내어 울어버립니다. 물론 악을 쓰면서 울어버리니 옆에 있는 가족들은 귀에서 멍멍~ 소리가 납니다. TV를 보거나 조용히 책을 볼수 조차 없습니다. 심지어 밥도 넘어가질 않습니다. 녀석들의 결투속에서 생활하다보면 말이죠.

“네가 형이니까 참고 양보해야지, 형이 돼서 그러면 되니?”

“형아한테 대드는 동생이 어딨어? 너가 형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형과 동생에게 싸움을 말리고 떼어놓으며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우리 어릴적 징그럽게 싸울때도 부모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고 지금 우리 자녀들에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알고보면 아이들 입장에선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6살 아이가 생각할 때 형이라는 자리는 왜  동생에게 참고 양보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리 없습니다. 또 자기의지, 인격이 강해지는 3살 아이에게 형에게 대들면 왜 안 되는지 알 리가 없습니다. 어른들이 지켜가고 있는 유교, 전통 문화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뭐든지 뚫을수 있는 칼과, 뭐든지 막을 수 방패, 이 칼로 방패를 찌르면 혹은 그 방패로 칼을 막았을 때 뚫려도 말이 안 되고, 막아도 말이 안 되는 그야말로 ‘모순’이죠. 아이들에게 형이니까 참고 동생이니까 대들면 안 된다는 말은 결국 따지고 모면 ‘모순’에 해당된다고 밖에요. 이건 순전히 사리분별이 잘 안되면 아이들 입장입니다.

여하튼 아무리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 아이들을 구슬리고 달래도 그 험악한 분위기를 금세 잠재우는 건 쉽지 않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아이들인지라 풀리긴 하지만 그 냉랭한 분위기를 금세 온화한 분위기로 만드는게 필요합니다.

-어린 자녀들 앞에서 부모는 '연기자'가 돼라, 실감나게 연기하라
-그러면 형이 동생을 더 사랑하게 된다


이때 엄마나 아빠가 완벽한 연기자가 되어 아이들 앞에서 한편의 연기를 보여줘보세요. 저 같은 경우는 이렇게 해봤는데, 꽤 괜찮은 방법 같았습니다. 먼저 전화기를 들고 어딘가에 전화를 겁니다. 순간 아웃스피커를 설정해 한두번의 신호음이 아이들에게도 들리게끔 한다음 그때부터 큰소리로 ‘연기’를 시작합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밤 늦게 죄송합니다. 다름 아니고 우리 새롬이때문에요. 새롬이가 동생과 싸우면서 절대 양보도 안 해주고 뭐든지 혼자 놀았으면 해요, 동생을 때리기도 하고 소리지르면서 몹시 싫어해요. 네. 네네,, 아 그렇군요. 이런 경우에는 형과 동생을 멀리 떨어져서 살게 한 다음 어른 돼 만나면 사이가 무척 좋아진다고요? 아,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구요? 그럼 동생을 다른데 멀리 보냈다가 어른 돼 데려오면 되겠군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방법은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좋은 방법이네요. 감사합니다”

이 같은 내용으로 연기를 마치고 나면 큰녀석이 울어버립니다. 제발 동생 멀리 보내지 말라고 말이죠. 그리고 나서 다시한번 다짐을 받는 것이죠. 동생과 잘 지내겠다고. 만약 잘 지내지 못하면 동생을 어쩔 수 없이 멀리 보내야한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격렬한 싸움의 조짐이 보이니까요. 그때는 전화기를 찾는 척 하며 “음, 전화기 어딨더라? 사이좋게 안지내면 원장님이 전화하라고 했는데...동생 멀리 보내는 문제로....” 이렇게 독백을 하면 큰 아이가 동생을 다루는 방법이 무척 부드러워 진답니다.

저는 요즘 이렇게 아이들의 싸움을 중재하고 있는데 같은 내용을 계속 써 먹으면 ‘약발’이 떨어지겠지요. 어떤 아이디어를 어떻게 낼지는 여러분들이 직접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하나의 훈육 방법이죠 ^^  우애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