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는 현장

엘리베이터 안 똥 투척(?)사건의 진실은?

윤태 2011. 1. 8. 13:28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선 순간 보인 것은....누가 왜 이런 일을??


새해 벽두부터 좀 ‘더러운’ 이야기를 꺼내게 돼 좀 죄송스럽긴 합니다만, 뭐 이것도 사람 살아가는 하나의 일상이려니 생각하면 못 꺼낼 이야기도 아닙니다. 다만 식사, 간식 시간만 피해서 지금부터 더러운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좀 의아한 부분이 있기도 하구요. 여하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사실 ^^

엊그제 모 아파트(지은지 몇년 안된 고급아파트)에서 수업을 끝내고 초등생 여러명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는 순간 한 아이가 “우왓, 똥이다” 라고 외치더니 이내 코를 틀어막았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엘리베이터 안을 살펴보니 바닥과 벽면, 손잡이 등에 누런 똥이 산발적으로 묻어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바닥보다는 주로 허리 높이의 손잡이 부분에 산발적으로 묻어있었습니다. 바닥에 약간의 물기가 있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상태를 보아하니 설사똥인 것으로 보였고 사람똥인지 강아지 똥인지 혹은 고양이 똥인지 정확히 분간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사람의 것으로 판단은 됐지만 확인은 할 수 없었습니다.

내리면서 우선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해놓고 관리사무소에 달려가 이 사실을 알리고 청소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멋모르고 엘리베이터에 타고 자연스럽고 습관적으로 손잡이쪽에 몸을 기대는 분들이 많은데 영락없이 똥칠을 할 상황이었으니까요. 저는 바로 현장을 떳지만 관리사무소에서 즉각 조치를 취했을 겁니다.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분명 1시간 전에는 없었는데 수업을 하는 사이 누군가 이런 일을 벌여놓은 것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됐는지 나름대로 몇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1. 누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설사가 나서 화장실에 갈 겨를도 없이, 어쩔수 없이 그 자리에서 실례를 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의문이 있다면 옷을 입은 상태에서 설사를 하게되더라도 고스란히 아래로 흘러야 하는데 어른 허리 높이의 손잡이와 벽에 묻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 누군가 설사똥을 공수(?)해와 사회적 불만과 억하심정, 혹은 누군가를 골탕 먹일 목적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묻혀놓았다?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어떤 간큰 사람이 이런 짓을 해놓았을까요?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가능성은 있습니다.

3. 초등 저학년 아이가 설사를 한 후 뒤처리를 급하게 뒤처리를 이곳에 했다?

판단력이 아직 정확하기 서지 않은 초등생 저학년 아이가 설사가 나오려는 배를 움켜잡고 집으로 올라가던 중 설사가 났다고 가정해봤습니다. 급당황한 아이가 울면서 설사한 것을 손으로 확인하고 손에 묻어있던 똥을 급한대로 벽면이나 손잡이 등에 문질렀다면....


4. 애완견, 애완고양이 등 반려동물(애완동물)이 갑자기 설사가 났다?

이것이 가장 유력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의문점은 남습니다. 애완견이라면 바닥에 있거나 주인이 안고 있을겁니다. 바닥에 있던 강아지가 설사를 했더라면 허리높이의 손잡이까지 가는 일은 없을겁니다. 다만 주인이 안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강아지가 죽죽 설사를 했고 순간 당황한 주인이 무조건 반사적으로 자신의 품에서 강아지를 떼어내면서 몸을 피했다면 손잡이, 벽면, 바닥 등에 묻을 수 있을 겁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말이죠. 이 상황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똥의 색깔, 냄새 등으로 보아 사람 똥으로 생각된다는 점에서 의문점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5. 애완견이 어떤 사정으로 혼자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공포감으로 급작스런 심리장애를 일으켜 펄쩍펄쩍 뛰면서 설사를 했다?

제가 동물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요. 사람에게 사랑받고 사람과 늘 가까이에 있는 애완견이 혼자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면 실제로 이런 행동을 보이나요? (요건, 제가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수업하러 올라갈때만 해도 없었던 이 현상, 수업하는 동안 엘리베이터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요? CCTV에 찍혀 있을 듯 한데, 담주에 직접 물어봐야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일인지 말이죠. 살다보니 참 별일이 다 있습니다. 미스테리한 일 말이죠.

참으로 미스테리한 일입니다..

강아지 소행일까요? 사람소행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