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맛

주사 여러대 맞고 벙글벙글 하는 3살 아이, 왜그럴까?

윤태 2010. 10. 22. 07:38

3살 (생후 30개월)된 둘째 녀석, 일반적으로 이 또래 아이들은 엑스레이 촬영을 무척 싫어한다는데 이 녀석은 정말 고분고분 합니다.



3살인 둘째(생후 30개월)가 21일 폐렴진단을 받았습니다. 요 며칠 콜록거리더니 종합병원서 방사선 촬영해보니 폐렴중에서도 좋지 않은 세균성 폐렴이라고 합니다. 폐 왼쪽 오른쪽  골고루 폐렴이 퍼져 있더군요. 최소 일주일은 입원해야한다고 합니다. 즉시 입원했습니다.

아빠는 직장생활, 엄마는 미용학교 다니느라 공연히 이모만 고생하게 됐습니다. 여하튼 얼른 나아서 어린이집에도 가야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런데 요녀석 참 기특합니다. 방사선 촬영하는데 어찌나 말을 잘 듣는지요. 손 올리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니 그대로 따라합니다. 정말 말 잘 듣습니다. 방사선 촬영하고 나서 의사선생님 소견 들으러 갔는데 “많이 울었죠?” 하는 겁니다. “아뇨, 전혀 안울었는데요.” 했더니 의사 선생님도 신통하다 하시더군요. 대부분 그 또래 아이들이 방사선 촬영하면서 엄청나게 울어댄다고 합니다.

입원 병동 가서 먼저 알러지 반응검사와 함께 혈액검사, 마지막으로 링거를 맞습니다. 모두 주사바늘로 하는 것이죠. 알러지 반응검사 한다고 두 번 찌르고, 혈액 두 번 체취한다고 주사로 두 번 찌르고, 마지막으로 링거 꽂는다고 또 찌르고...

보호자 없이 몇차례 찌르는 주사, 3살짜리에겐 공포

내리라면 내리고, 올리라면 올리고 이런 순둥이가 또 있습니까?

세살 짜리 아이에게 있어선 정말 견디기 힘든 공포였을텐데, 이 녀석 잠깐 동안만 흐느낄 뿐입니다. 다만 아이가 갖는 공포는 주사자체가 아니라 보호자 없이 간호사들 사이에서 주사 바늘에 찔리는 것인데요.

보호자가 마음 아파할까봐 일부러 나가 있으라고 하는건데 저는 마음 아파도 좋으니 바늘 찌를 때 제가 옆에 있겠다고 했습니다. 간호사들도 놀라더군요. 다른 아이들 같으면 자지러지듯 울어대는데 그저 흐느끼고만 있으니 말이죠.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교육했습니다. 예방 주사 맞으러 갈때마다 “예방주사는 몸에 아주 좋은거야, 하나도 안아파, 잠깐 따끔할 뿐이야.” 이렇게 반복해서 설명을 해주곤 하죠. 양 팔에 두 대의 주사를 맞아도 아이는 싱글벙글합니다.

물론 바늘 찌를때 약간 얼굴이 찡그러지긴 하지만 금세 벙글벙글하며 “엄마, 나 주사 잘맞지? 하나도 안아파.” 하고 너스레를 떱니다. 6살 큰아이도 마찬가지죠. 예방 주사를 맞으러 가면서도 “엄마, 나 안울어, 하나도 안아파.”라고 말을 하며 스스로의 대견함을 보입니다.

왜 안아프겠습니까? 주사 맞기 싫어하는 어른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역시 아이들에겐 칭찬이 약이며 긍정 마인드를 심어주는 교육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또래 자녀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 예방 주사 맞으러 가기 전에 잘 설명해주세요. 예방주사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안맞으면 어떻게 되는지 잘 반복적으로 잘 설명해주시면 주사 맞히는데 좀 수월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인지라 울고 불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역시 주사바늘은 공포 그 자체니까요 ^^. 그래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아이들이 순둥이면 어른들은 참 편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