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하기

죽음에 대한 패널의 부적절한 발언과 웃음

윤태 2010. 10. 11. 10:24


직업과 개인적인 생활이 정말 같을 수 있을까?


행복전도사 고 최윤희씨 사망소식도 기사에서 막 들어가는 듯 보입니다. 행복전도사로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에 대해 ‘아이러니’ 혹은 ‘역설적’이라는 표현을 쏟아내며 실망감을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반면 그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가면서 응급실에 실려가기 전까지 행복과 희망과 삶에 대한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개인적인 자신의 고통을 일반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그리고 마감하는 순간까지 남에게 피해 끼치는 걸 싫어했던 그녀.

행복전도사로서 남에게 행복을 전해야했던 어떤 직업적인 문제와 지극히 개인적인 생활에서 대중들은 그것을 통째로 보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개그맨들은 집에 들어가서도 식구들에게 개그하면서 생활하고 담배와 술의 해악을 줄기차게 설명하고 그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환자에게 주입시키는 의사는 술 담배를 안 할 것이라는 편견, 고정관념 혹은 선입견....그런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이번 경우는 심적으로 극복해내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유명인들과는 달리 극심한 통증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어떤 ‘불가피성’을 부여하면서 그녀의 심정을 더욱더 이해할 수 있는 요건이 되고 있습니다.

동반 생 마감 물어보니 "나는 못간다. 너 혼자 가라"

오늘 아침에 MBC 생방송 <오늘아침> 프로그램에서 마침 이 문제를 다루고 있더군요. 그런데 패널로 나온 유인경씨 발언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 최윤희씨가 남편과 함께 먼길을 떠났다는 부분을 언급하는 과정중 ‘노인판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표현등에서 이들 부부의 정이 매우 두터웠음을 보여주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패널 유인경씨가 본인의 남편에게 이 이야기(같이 죽을수 있느냐?)를 물었더니 남편이 말하기를 ‘난 같이 못간다, 너 혼자 가라’ 라고 했다며 엉거주춤 너털 웃음기가 보였고 순간 카메라가 얼른 돌아가면서 꽤 심각한 표정의 신동호, 최윤영 아나운서의 표정으로 넘어가더군요.

유인경씨는 굳이 그 생방송 자리에서 꼭 그 이야기를 해야만 했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남편과의 대화 내용의 취지는 알겠습니다. 그만큼 고 최윤희 씨 부부의 애정이 대단했다는걸 유인경 씨 남편과의 경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강조했다는건 알겠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잠깐 동안의 웃음기는 매우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노인이 된 아내가 극심한 질병으로 자살하려 할 때 그 마지막 길을 같이 가줄수 있는 남편이 얼마나 될지 간단하게 설문조사를 한다거나 해서 그 분위기에 맞게 설명하면서 돈독한 부부의 정을 강조할수 있지 싶은데요. 제가 볼때 유인경씨의 발언은 너무나 가볍고 신중치 않았으며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봅니다.

고 최윤희씨가 공인이라서 그녀의 방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여파가 있음을 우려해 그 방법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이번 일을 다루는 매스미디어에서 패널의 자리에 앉아 신중치 못한 공인의 발언과 행동이라면 이 또한 비판을 받아야 할 일이며 이러한 비판을 계기로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 패널에 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아침>의 고정 패널 유인경씨는 과거 심형래 감독의 <디워> 발언에서 크게 논란이 된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