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가르치고

초등 6학년들과 성(性)에 대해 토론해보니....

윤태 2008. 9. 4. 09:32


초등학교 6학년이 말하는 성(위 동영상에 토론 내용 있습니다)



-남자 친구들 무난, 여자 모둠에선 "선생님 변태, 이럴걸 왜 수업해요?"



어제 (3일) 초등학생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성(性)을 주제로 토론을 해봤습니다.

‘당당하자 성(性)’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 정해진 세부적 질문 몇가지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성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는 책을 먼저 읽고 토론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총 1시간의 토론 수업 중에 10분 정도를 추려봤습니다. 찬반 나눠서 열띠게 하는 토론이라기 보다 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정보, 상식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던진 성 관련 질문 내용을 정리해보면.

▶ 우리사회는 왜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릴까요?
▶ 성폭력은 왜 일어날까요?
▶ 왜 성이 상품화되는 걸까요?
▶ 성폭력 피해를 당한 후 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 여성이 잘못해서 그런것도 아닌데 성폭력 피해여성은 왜 고개를 못들고 다니나요?
▶ 왜 우리는 성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하나요?
▶ 왜 성에 대해 당당해야 하는 걸까요?

이 정도 입니다. 각 질문에 대해 한 친구가 의견을 이야기하면 이에 대해 제가 후속질문을 하거나 다른 친구의 의견을 물어보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6학년 친구들이 알고 있는 성(性), 아주 솔직하게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질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춘기로써 자신의 성 이야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로써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성폭력, 성매매 등 주로 어른들에 관련한 성 관련 현상에 대해 아이들은 이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토론을 하다 보니 초등학생들이 어떤 경로로 성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어디서 주로 얻게 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 후미진 주차장에서 중고등 학생들의 성행위 목격담도 나오고요. 고학년이라지만 초등학생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일텐데, 그런 장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이 6학년 학생의 의견도 나와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참고로 6학년 여자친구 모둠은 토론진행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변태’를 계속 외치며 귀 틀어막고 “이런거 왜 해요?” 라고 하더군요.

물어보니 학교에서 1년에 몇십분, 비디오 보는 형식으로 단 한번 성교육을 한다고 하더군요. 성에 대해 자연스러웠다면 저와 토론 수업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을텐데 마음부터 닫아버리니 수업해야하는 제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더군요. 초등학교 성교육 시간 확대의 필요성이 느껴지더군요.,

혹시 독자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획기적인 성교육 방법이 있나요?
아이들에게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성이라는것이 아름답고 즐거운 것이라는 걸 아주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요~~

아무리 남자 선생님이라지만, <당당하자 성>을 주제로 토론 수업을 해야 하는데, 전혀 수업 진행을 할 수 없을정도였으니...학교에서의 성 교육 시간 확대가 절실하다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