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입은 아내, 드디어 화려한 외출하다
이 옷을 초미니라고 불러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나 아내가 볼때는 초미니이지만 이런 패션 분야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요. 자신감과 당당함, 자기 만족감을 채우고 여성스러움의 재 발견을 통해 또다른 재미와 즐거움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아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시선 받으며 대로변 걸은 초미니 아내, 인터뷰 해보다
약 20일전 초미니스커트를 입수(?)한 아내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링크)을 올렸습니다. 사실 환영은 했는데 그것을 입고 외출을 하진 못했습니다. 물론 그 초미니 속에 청바지, 쫄 바지 입고 외출을 한 적은 두 번 있었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초미니 단독복장은 사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에서 입어보고 사진이나 한번 찍는 정도였지요.
10월 15일, 드디어 아내가 그 초미니 원피스를 입고 화려한(?) 외출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바글바글한 시내에 놀러간 것은 아닙니다. 집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진 후배 집에 간 것이죠. 그 전날 후배 집에 가겠다고 했을 때 제가 그 초미니를 적극 권했습니다.
대로를 따라 걷는 아내를 제가 잠시 동행했습니다. 제 복장이 추리닝 바지 차림이라 옆에서 동행하는 게 좀 어울리지 않아 약 20미터 정도 뒤에서 따라갔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초미니 아내에게 몰리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스, 택시안의 사람들, 가게 안 사람들, 마주 오는 사람, 뒤에 가는 사람, 대로 건너 횡단보도에서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멀찌감치에서도 그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선은 노소(老少)가 따로 없었습니다. 뒤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몇 장 더 찍으려니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더 이상 촬영불가! 아내의 모습은 그렇게 멀어져 갔습니다.
일마치고 저녁에 돌아와 아내와 간단하게 인터뷰를 나눠봤습니다. 아내와의 일문 일답
"초미니 처음 입은 느낌은 말로 표현 못하겠지만 '묘하다' "
Q)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던가?
거의 앞만 보고 걸어서 잘 모르겠다. 다만 걷다가 가게 안에 어떤 사람과 딱 마주쳤는데 순간 시선을 피했다. 그때는 시선을 느꼈다. 여하튼 옆이나 뒤는 잘 모르겠고 후배 집으로 가는 동안 앞 사람 시선은 잘 느껴졌다.
Q) 처음 초미니 입은 소감(느낌)은?
무릎치마와는 달리 조금 시원하다. 길거리 다니면서 초미니 입은 여자들 보면 부러운 마음과 동시에 ‘아찔한’ 생각도 들었는데 직접 입어보니 그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말로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묘한 기분이다.
Q) 후배 반응은 어땠는가?
그 얘가 나를 보자마자 “어머머! 언니, 이게 웬일이니, 원일이야?”를 연거푸 외쳤다. 내가 보기엔 그 애가 통통한 편도 아니고 평범한 몸매인데 나더러 부럽다고 했다. 사실 나는 그 얘 몸매가 더 부러운데...키와 체격 면에서 조금 더 컸으면 하는 바람...여하튼 초미니 입은 나에 대해 그 얘의 반응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
Q) 앞으로 이 옷을 계속 입고 싶은가?
그리 자주 입을 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지하철이나 건물 계단 같은 곳은 별로 올라 다니고 싶지 않다. 오늘처럼 평지만 다닌다면 입는데 큰 문제없겠지만 결론적으로 자주 입고 싶지는 않다. 남들 시선은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데 내 스스로 불편해서 그렇다. (뭇 남성들이 내 뒤를 따라 다니면 어떡하나? -이 부분은 웃으면서~)
아내 스스로 즐겨 찾아 입고 ‘○○ 엄마’ 아닌 당당한 '여성' 되길..
초미니가 생긴 아내를 환영했던 속사정을 지난번 글에 설명했습니다. 이 옷이 바로 위에 입고 있는 그옷입니다.
후배 반응에서 ‘웬일’ 이니 하는 부분은 ‘멋있다, 부럽다’ 등의 의미에서 나오는 어찌 보면 무의식인 감탄사겠지만 사실 초미니 입은 일이 ‘웬일’ 까지는 아니죠.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입어야 할 패션이니까요. 아마 후배는 같은 두 아이 엄마, 가정주부의 입장에서 화사(?)하게 나타난 아내의 모습에 놀라긴 했을 겁니다. 평소에는 전혀 볼 수 없는 패션이니까요.
앞으로 아내는 불편함을 이유로 이 옷을 자주 입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주 이 옷을 입고 외출할 것을 권할 것입니다. 자주라는 말이 시도 때도 없이 또 일부러 이 옷을 목적으로 하는 외출 시 권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편함을 느끼는 않는 범위 내에서 외출할 때 가능하면 이 옷을 입어보라는 것이죠. 사실 두 아이들 놓고 혼자 이 옷 입고 외출할 일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한달에 한번정도??
당당함과 자신감, 만족감을 충족하면서 ‘○○이 엄마’가 아닌 한 ‘여성’으로써의 아내가 더욱 당당해지길 원합니다. 이 옷이 그런 것들을 채워가는데 일상 속에서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제가 권하고 권하지 않고 그런 것들을 떠나 아내가 스스로 이 옷을 즐겨 입고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면서 이를 필두로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