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이야기

페허가 된 고향 마을, 어째 이럴수가??

윤태 2010. 9. 21. 15:50


모든게 다 쓸려가고 꺽어지고....또 비바람 부네요


내 고향은 가야산이 훤하게 내다보이는 곳이죠.
그곳에서 나고 자라서 학교를 다니고...
꿈에도 그립고 늘 한달음에 가고 싶은 고향의 풍경이죠.

가야산이 보이기 전에 늘 보이는 우리집 뒷산
살아오면서 수십만번을 바라보고 또 바라봤을 그 산
그런데 어제 고향에 딱 도착하자마나
왜 그렇게 그 풍경이 낯설던지요

수십만번을 보고 겪은 고향마을 산천이
이렇게까지 낯설게 느껴지다니요..

나무란 나무는 거의 다 쓰러졌고
논의 벼도 다 스러졌고
은행열매도, 포도열매도
온데간데 없이 쓸쓸하게
잎새만 날리고 있네요.
밭에 심으려고 쌓아둔 달래 종자도
모두 날아가고 떠내려가고....
200만원에 사간다던 선산의 올곧은 소나무도
힘없이 꺽어지고....

집 뒤에 500년 묵은 소나무만이
간신히 버텨주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 500년 수호신이 지난번 태풍에
우리집쪽으로 쓰러졌더라면....ㅠ.ㅠ.


수만번, 수십만번을 보고 겪은 우리집 뒷동산 모습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그 울창하던 숲이 훤해졌으니 왜 낯설게 느껴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까?



우리 집의 든든하고 아름다운 배경이 돼 주던 뒷동산이 이렇게까지 망가질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으리오? 저 배경을 뒤로 그림같은 가야산이 펼쳐져 있는데 말이지요.



마치 고향을 잃은 듯한 상실감과 슬픔이 밀려들었습니다.


집 뒤의 500년 묵은 소나무만이 간신히 버티고 있었습니다. 만약 집쪽으로 넘어졌더라면 ㅠ.ㅠ


형이 쓰러진 매실나무를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완전히 뽑혀 큰 기둥 하나를 잘라났는데 살아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심어놓긴 했습니다만...


페허가 된 모습을 좀 더 담아올까 합니다. 밧데리가 다 돼서...잠시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예년 같으면 굵직한 배가 가득할텐데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봉지씌운 종이조차도 보이지 않는군요.



아직 여물지 않은 은행이 죄다 쏟아져버렸습니다.



선산에 있는 소나무 입니다. 빼어난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누군가 고가에 사간다고 했는데 팔지 않고 놔둔것인데 이번에 형편없는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누워버린 벼, 군데 군데 썩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상품가치가 엄청 떨어지는데 지금 이 순간 또 비가 내리네요.



예년 같으면 포도가 주렁주렁 할텐데 지금 보니 딱 한송이 남았습니다. 역시 다 썩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