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앵두나무에 걸어놓은 편지 '감동'
20년 된 도심속 앵두나무의 편지
어제 낮에 삭막한 골목길을 가다가
어떤 풍경을 보게 됐지요.
뭐 그냥 감동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풍경속으로 잠깐 들어가 볼까요?
현대의 도시인들에게는 참으로 많이 메마른
그런 정이 듬뿍 담긴 풍경이라고 할까요?
앵두가 한창입니다. 이곳저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앵두나무.
앵두나무에 누군가가 무슨 글을 써 놓았습니다.
왜 이곳에 무슨 글을 써 놓은 걸까요?
아직 익지 않은 앵두를 따 드시는 분들께
이 앵두나무의 주인이
20년 된 앵두나무를 대신해 그 심정을
글로 적어 놓은 것이네요.
익거들랑 따 먹으라는 말씀입니다...
좀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습니다.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고 있는
스무살의 앵두나무...
왜 이렇게 정겹게 느껴질까요?
이번에는 다른 방향에 걸려 있는 앵두나무의 글입니다
위에 사진과 같은 나무이지요.
앵두가 참으로 많이 열렸습니다
가까이 가 볼까요?
어르신들에게 쓴 편지 같은데 글씨가 작아
잘 안보이지요?
그럼 좀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
이번엔 무슨 내용일까요?
와우!!
이것 또한 감동입니다.
이 골목의 여러분을 위해
자그마치 20년을 눈,비,바람 맞아가며
달려온 20년 지기 앵두나무...
이 앵두나무는 그저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로군요
입이 즐겁던, 눈이 즐겁던 모두 이 20년지기
앵두나무의 사명이었던 겁니다.
감동스럽네요...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동안
앵두나무의 주인아주머니께서 나오셨습니다
이 두 장의 편지를 직접 쓰셨다고 합니다
비닐로 비 안 젖게 해놓으셨지요.
아내가 신기해하며 아래쪽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뭐가 있을까요?
20년 된 앵두나무가 설마 저 작은 화분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지금까지
이 골목을 지키고 있었을까요?
주변은 모두 콘크리트이고
나무에 비해 아주 얕은 화분만이 하나 있을 뿐인데...
처음에 화분에 앵두나무를 심었다가
너무 커지는 바람에 화분 밑바닥을 뚫고
흙인 이 자리에 뿌리를 내리게 한 것입니다.
이 화분 크기 만큼만 흙이고
나머지는 모두 시멘트로 포장돼 있습니다.
대단한 생명력이 자그마치 20년을 버티며
골목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