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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블로그 글로 고구마 농부께 직접 도움주다



지난해 경운기로 고구마 캐는 모습


내 블로그 글 보고 온 메일, "고구마 자루 구할 수 있나요?"


어제 (26일) 블로그 글과 관련해 무척 뿌듯한 일이 있었는데요. 블로그 글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 그런 ‘사건’입니다. ^^ 이런 뿌듯함 때문에 블로그를 하는지도 모르지요.

어제, 메일이 왔습니다. 경북 청송군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는 분인데요. 작년 10월에 올린 제 블로그 글을 보고 연락을 했답니다.

“똥값 고구마 캐기 정말 힘들다” 

바로 이 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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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에 고구마를 담아 놓은 자루를 사진으로 올려놨는데 그 자루를 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물망처럼 생겨 통풍이 잘 되는 그런 자루지요. 사진에서 보듯 말이죠.

청송, 안동 시내까지 천막사라는 곳은 모조리 뒤졌지만 사진과 같은 그런 물건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1000개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말이죠. (1천개면 고구마 농사 엄청 많이 짓는거죠)

충남 서산에선 흔한 물건인데 경북엔 없는 물건, '절실한 상황'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고장 충남 서산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거든요. 그래서 벼 담는 포대 같은데 농협에 한번 가보라고 간단하게 석줄 정도 써서 메일을 보내줬지요. 제 동생이 농협에 근무하는데 농사에 필요한 물건은 동생이 거의 사오는 편이라 저 고구마 자루도 동생이 사온거라고 생각하고 농협에 한번 문의해보라고 했지요.

답장이 왔습니다. 저 고구마 자루 사진을 프린트해 두군데 농협에 가봤는데 자재 담당자들도 처음보는 물건이라고 했다는군요. 그러면서 어디서 저 자루를 구할 수 있는지 다시 부탁을 해왔습니다. 두 번째 메일을 받고 보니 그쪽은 매우 절실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농협에 다니는 동생에게 전화해 상황 이야기를 하니 알아봐주겠다고 하더군요. 잠시후 동생이 한군데 천막사 전화번호를 알려주더군요. 1천개 정도 수량이 있고 가격은 개당 120원씩이라고 자세히 정보를 알려주더군요. ‘고구마 자루’로 불리는 저 자루!

그래서 저도 그 내용을 청송에서 고구마 농사짓는 분에서 이메일로 보내주었습니다. 메일 확인해보시라고 문자를 드렸지요. 그랬더니 답문자가 뭐라고 왔는지 아세요?

좀 민망하긴 합니다만 ^^ 있는 그대로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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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역할로 고구마 저장하는데 큰 정보-->도움


이렇게 해서 청송에서 고구마 농사 짓는 분은 충남 서산의 그 천막사에서 1000개의 자루를 주문해 택배로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통풍이 아주 잘 되는 자루에 고구마를 담아 저장할 수 있게 된 거죠.

아, 경북 청송, 안동에는 왜 그런 고구마자루가 없냐구요? 이메일에도 나와 있지만 어떤 분은 그 자루가 조개 잡아 넣는 용도 같다고도 했지요? ^^ 충남 서산이라고 하니까 바다를 먼저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냥 추측이고 추론한 거지요 ^^

그건 아니고요. 충남 서산쪽이 고구마, 생강, 등을 많이 심잖아요. 그래서 천막사에서 저장할 때 통풍 잘 되는 자루를 만든거지요. 수요가 있으니까 필요에 의해 만든거지요. 지역적인 특성인거지요.

반면 경북 청송은 사과로 유명하죠. 청송에서는 고구마나 생강 같은 걸 많이 심지 않으니 수십, 수백개 천막사를 돌아다닌들 구멍 숭숭한 고구마자루를 찿을 수가 없었던거죠. 다들 처음보는 물건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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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을 통해 자치단체와 관련해 어떤 지역의 문제점이 개선되는 사례는 많이 봐왔는데요, 블로그 글이 직접적인 정보가 돼 그것을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이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말이지요.

청송에서 고구마 농사 짓는 분!

통풍 잘 되는 자루에 담아 썩지않게 잘 저장하시고 비싼 겨울에 출하하셔 돈 많이 버세요^^

^^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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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내까지 온 천막사 돌아다녔는데 못구했다는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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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보내온 메일, 절실함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