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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손가락으로 똥 파내는 아내


똥 못눠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위해..


오늘은 쌀쌀한 일요일 아침부터 ‘더러운’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글쎄 뭐 더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테고 반대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

옛 말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건강하다’ 라는 말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잘 먹고 잘 자는데 잘 싸지 못하면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 없겠지요. 심한 변비 환자들은 아마 그 심정 이해하실 겁니다. (제가 2년전에 갑작스런 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간적이 있었는데 똥을 못 누어 그거 빼내려고 응급실 찾은 사람이 둘이나 되더군요. 오죽하면 응급실까지...)

여하튼 어제 저녁 똥 누러 화장실 들어간 4살 아들 녀석이 한참 지나도 나오질 않더군요. 3일째 똥을 못누고 있는 아들. 특별하게 변비가 있었던건 아닌데 어쩌다가 며칠째 똥을 안누어 수분이 빠져나가고 딱딱하게 굳은 상태죠.

똥은 마려운데 안나오니 녀석이 슬슬 짜증을 내면서 나중에는 고통스러워 하더군요. 똥 빼내려고 토요일 그 시간에 응급실에 가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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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내가 ‘수작업’으로 똥을 빼기로 했습니다. 아들이 힘을 주면 아내는 손가락으로 조금씩 조금씩 딱딱한 똥을 파내어 ‘똥길’을 터주는 것입니다. 울면서 힘을 주는 아들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그렇게 20분 동안 실랑이를 하고서야 드디어 똥길이 트였습니다. 고통스러움에 울부짖던 아들녀석 마지막에 하는 말이 “엄마 똥 다 나왔어?” 하는겁니다. 똥이 다 나왔는지 더 남았는지는 제 자신이 알고 있을 일이지 그걸 엄마한테 물어봅니다. 웃기기도 하고...

힘주는 아들과 똥 파내는 아내 모습 보면서 슬그머니 옛날 생각이 나더군요.


나 아들래미 만할 때 내 엄마도 손으로 똥길을 트셨다
지저분한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제가 아들래미 만할 때, 대여섯살 때 일이군요. 가을에 연시를 한꺼번에 잔뜩 따 먹고(그 어린 나이에 10여개는 먹은 것으로 기억함)똥을 누지 못해 고생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저희 엄마가 손가락으로 막힌 똥을 파내 똥길을 열었었죠. 가을 햇빛 따듯한, 흙으로 된 앞마당에서 말이죠. 저도 그 당시 고통스러워 울었었죠. 똑같은 상황이네요. 동영상 속 아들녀석 모습과 말이죠.

엄마의 마음, 부모의 마음이 다 이런 것입니다. 글쎄요, 혹시 전문가 분들은 그럴땐 병원 갈일이지 손가락으로 똥을 파내다니... 무식하다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네요. 뭐 상관없습니다. 나름대로의 방법이니까요.

어릴적 제게 그런 경험이 있고 아들 녀석도 경험을 했죠. 똥을 잘 누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됐고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살려주신 분이 바로 엄마, 부모인것이죠. 그 어린 마음들은 엄마의 손가락이 얼마나 큰 구세주라고 생각했을까요? ^^

그런 경험을 통해 크나큰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들으셨나요?

아직도 더러우세요? ^^

아름다우세요?

어릴적에 이런 경험들 없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