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에서의 발견

지하철에서 고개숙이고 한숨쉬며 담배 피우는 그는 누굴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CCTV가 바로 앞에 있는데, 그 앞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



정황상 경제불황속 일자리 찾지 못한 가장으로 보여..


1월 9일 금요일, 아침 9시경, 성남의 한 지하철 역 플랫폼. 지하철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담배냄새가 솔솔 들어옵니다. 도대체 누가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우는걸까? 고개를 돌려보니 정말 누군가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바로 앞에 CCTV가 내려다보고 있는데 40~50대의 남자분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주로 늦은 밤 취객들이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봤지만 아침부터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보니 술은 마시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듯 보였습니다.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혹시 노숙자인가 싶었는데 머리스타일이나 복장이 깔끔한 것으로 보아 한데서 잠을 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원도 아닌 듯 보였습니다. 그는 좁은 동선을 왔다갔다 하며 한숨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여전히 담배를 태웠습니다.

그는 왜 아침부터 지하철안에서 저러고 있는 걸까? 집에서 나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혹시 불황속에 일거리가 없어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보았습니다. 집에서는 일하러 나간다고 하고서는 마땅히 갈곳이 없어 그렇게 서성이는 것처럼 말이지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지하철안에서의 담배와 고개 숙임속의 계속되는 한숨으로 미뤄보아 뭔가 큰 걱정이 있어 보였고 그것을 불황속 일자리와 연계해서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느낌이 그랬으니까요. 복장으로 봐서도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일을 주로 하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잠시 후 저는 지하철을 탔고 그는 여전히 그 자세로 있었습니다. 아직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듯 그렇게 계속 고개숙임속의 한숨을 담배연기와 함께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끊임없는 한숨과 고개숙임. 불황속 일자리가 없어 오갈데 없는 이시대의 한 가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가 갑자기 느려졌네요. 조금 기다리시면 댓글쓰기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