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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입사 동기가 승진해 우리지점 팀장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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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입사 후 본사에서 교육받던 때의 사진입니다. (아, 이 사진은 교육들어가기 직전 모습이네요) 이때 같이 교육받던 입사 동기가 팀장이 돼 우리지점으로 왔습니다.




3년전 제 입사 동기가 승진을 해서 우리 지점 팀장으로 왔습니다. 그 동기는 30대 초중반으로 여성이고 저보다는 세살정도 적습니다. 우리 지점으로 승진 발령 받은 후 어제 첫 근무가 있었습니다. 입사 동기 팀장 말이죠.

3년 전 같은 날 입사해 보름동안 교육받고 각기 다른 지점으로 배치된 후 지도교사 생활하면서 종종 통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받으며 친하게 지내는 동기였죠. 그러다 이번에 그녀가 승진해 우리지점 팀장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아, 승진 시스템을 간단하게 설명드려야겠군요.

우선 우리 방문교사들은 계약직(비정규직)으로 입사를 합니다. 그리고 전국 각 지점으로 (연고지) 배치돼 일반 교사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실적 등에 따라 전임교사 지원을 합니다. 전임교사는 계약직 평교사와 본사 정규직인 팀장의 중간정도 위치이지요. 전임교사에서 다시 팀장 지원을 해 합격하면 본사 정직원이 되며 해당지점 혹은 타 지점으로 발령 나 일반 평교사들을 관리하는 일(팀장)을 합니다. 팀장 생활을 하다가 지점장에 도전하는 분도 있고 본사 스텝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사로이는 입사동기 선생님이지만 공적으로는 저보다 높은 팀장 자리입니다. 계약직(비정규직)과 정직원이라는 차이점도 있지요. 물론 다른 조직과는 달리 팀장과 계약직 평교사가 상하수직적인 상부하달의 그런 관계는 아닙니다. 상호협력 관계라고 하는 게 맞죠. 하지만 팀장이 교사들을 잘 관리해 좋은 성과를 내야한다는 점에서 상하 수직적 관계가 ‘인정’된다고도 할 수 있지요. 

정직원으로 승진해 발령받고 첫 업무를 시작한 동기 팀장. 타지에서 성남으로 출근하는데 지리를 잘 몰라 아침 6시30분에 도착해 40분 동안 헤매다가 지점 사무실에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성남지점은 제 연고지이기 때문에 제가 늦은 밤 퇴근할 때 광역버스 타는 곳까지 안내해 줬습니다. 팀장 스스로 이곳이 너무 낯설다며 무섭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다른 도시에서 이쪽으로 출근해 근무하려니 지리도 낯설고 아는 사람도 없고 모든 것이 두려울 수 밖에요. 동기인 제가 최대한 도와줘야하는게 맞죠.

버스정류장까지 안내해주면서 팀장이 그러더군요. 저더러 전임교사 거쳐 탐장될 생각 없냐구요. 저는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먼저 팀장이 되면 정직원으로 퇴직금이나 4대 보험이 됩니다. 평교사들처럼 발품을 팔기보다는 사무실에서 주로 근무를 하죠. 물론 일부 지역에 수업을 들어가기도 하지만 회원수가 매우 적고 언제든지 시의 적절하게 평교사에게 인수인계를 할 수 있지요. 좀더 안정적으로 가는 것이죠.

단점이 있다면 교사를 관리해야하니 교사와 직속상관인 지점장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고요. 본사에 매이게 되는 거죠. 방문교사는 일주일에 세 번은 지점으로 출근해 업무를 보다 수업 나가고 이틀은 재택근무하다 바로 수업장소로 가기 때문에 어느정도 자기생활과 여유를 가질 수 있죠. 그런데 팀장이 되면 매일 출근해야하기 때문에 일반교사와 굳이 비교한다면 매이게 되는 거죠.

저는 자유로운 평교사가 좋습니다. 본사 직원으로 사람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지도교사로 일하는게 적성에 더 맞기도 하구요. 다른 많은 선배 교사들도 평교사로 주욱 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또 단점이 있을 수 있죠. 오랫동안 지도교사로 있다보면 까마득한 후배 교사가 몇 년 후에 팀장 혹은 지점장이 되어 또 만날 수 있다는 것이죠. 선배교사로써 후배교사에게 수업이나 교육적인 면에서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가르쳐주다가 어느 날 팀장으로 자신보다 위에 있으면 좀 거시기(?)할 수도 있지요.

뭐 생각나름이죠. ^^ 성격이 강하고 자존심이 매우 세서 그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면 매번 부딪히면서 본인만 힘들어지는 것이고요. 각자가 가고자 하는 길, 추구하는 삶이 같지 않기에 서로의 위치, 자리가 다름을 ‘인지’하고 둥글게 지내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협력하면 더 큰 업무적 효과를 낼 수 있을겁니다. ^^

그런데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 혹은 입사 동기, 친구 등 레벨이 낮다고 생각한 사람이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앉게 되면 배아파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지요. 능력에 따른 차이도 많은데 본인의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올라간 사람이 미워보이는 뭐 그런 현상 말이죠 ^^

여하튼 우리 동기 팀장이 잘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렵다는 지역에서 그 힘들다는 전임교사를 버텨내고 정직원, 팀장으로써 타 지역에서 첫 출발을 하는 것인 만큼 팀장 본인도 정말 잘하고 싶을 겁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한 현 시점, 동기인 제가 많이 챙겨야죠. 동기 좋다는게 뭐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