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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사의 학습일기

열이 40도까지 올라도 못 쉬고 수업해야 하는 이유



아파도 보행이 가능하면 방문교사는 수업하러 간다

- 교사 개인 사정으로 수업 빠지면 대신해줄 사람이 없다

지난 한주는 몸이 좀 안 좋은 편이었습니다. 지금은 여파가 있구요. 몸살이 난 것 같습니다. 몽둥이로 온 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근육, 전신통이 왔습니다. 어느 날은 추워서 겨울이불 덥고 덜덜 떨었습니다. 방문 수업장소에서 선풍기 켜져 있으면 얼른 껐구요.

두통도 나고 목도 붓고 아팠습니다. 기침이나 코가 흐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감기몸살은 아니고 그냥 몸살이었습니다. 엊그제는 수업 들어가기 전 머리가 찌끈거리가 온이 화끈거리기에 체온을 재봤더니 40도 가까이 되더군요. 생후 15개월 막둥이 녀석도 고열로 이틀째 고생을 하고 있는데 아빠도 그랬습니다. 거의 쓰러지다시피 하며 수업을 했습니다. 어휴~~

일주일 내내 이랬습니다. 어느 날은 좀 괜찮다가 순식간에 안 좋아지고 말이죠. 주된 증상은 몽둥이로 맞은 듯한 전신통이었습니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니 약을 사먹기도 좀 그렇구요.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이런 상태로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컨디션이 이렇다보니 입맛도 통 없고 물에 밥 말아 몇 숟가락 뜨고 수업 나가면, 배가 고프면서도 입맛은 없죠. 말을 많이 하다보니 수업을 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지고 어머니들과 상담을 조금 길게 하고 나오면 맥이 완전히 풀립니다. 내려오는 계단에서 다리가 휘청거리죠.

사무실에 출근해서 교육을 받는 날은 꾸벅꾸벅 졸기도 하구요. 낮 동안의 피로와 몸살로 밤잠을 못자니 다음날 지장이 있을 수 밖에요. 몸살로 추정되는 여파가 엄청났습니다. 동료 선생님이 제 증상보더니 혹시 요즘 유행하는 A형 간염이나 신종플루인지 검사받아보라고 하더군요. ㅠ.ㅠ

사실 몸이 이정도면 하루 쉬어주는게 맞습니다. 일반 회사 같으면 월차, 반차라고 낼 수 있지만 우리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대신 해주거나 미뤄서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사정상 한번씩 미뤄가고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것도 한두 명, 한 두모둠은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고객과의 약속, 아이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교사 개인의 사정으로 수업을 빠지기가 참 거시기(?)합니다.

따라서 매우 심각하게 아프지 않은 정도라면 일단 수업은 진행해야 합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비바람이 거세도, 눈이 한길 쌓아도 정해진 시간에 가야합니다.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업을 빠진 적은 기억에 없습니다. 회사 전체 행사로 전 교사가 수업 못하는 경우 말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진 경우는 없는 듯 하네요. ^^

한마디로 우리는 몸이 아파서도 안됩니다(이게 자기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닌데, 그래도 아프면 안됩니다)

학교시험 때문에 독서토론 내 수업 빠지는 아이들 
-개인사정으로 수업 빠진 아이들 보충하다가 쓰러진다 ㅠ.ㅠ

교사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아이들 개인 사정으로 빠지는 경우는  많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보면 외식, 학교시험공부, 시골 할머니댁 가는길, 수업시간을 깜빡 잊고 밖에 나와 있어서....등등등 개인적인 사정은 수백 가지가 넘지요.

‘몸이 아파요’라는 이유도 있는데 실제로 몸은 안 아픈데 수업오기 귀찮아서 그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음날 다른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아팠다는 친구가 운동장에서 펄펄 날아다녔다고 하거든요. 그 어머니 말씀은 전날 오전부터 아팠다 하시는데.. ㅋㅋ , 특히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밤시간이면 사실 수업보내기가 좀 그렇긴해요.

이렇게 수업에 결손이 생기면 방문교사는 죽어나는 겁니다. 정규수업 시간 이외에 따로 들어가서 보충을 해야 하니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나 수업에 올 수 있는데도 오지 않는 경우 굳이 보충을 해줄 필요까지는 없지만 인정에 약하다보니 보충을 주로 하는 편이죠. 어떤 어머니께서는 “아이고, 선생님 우리 사정으로 빠지는 거니까 보충 안해주셔도 돼요.” 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긴 합니다. 엄청 고마운 분들이죠. ^^

그런데 학교 시험 공부 때문에 독서토론 제 수업 빠지면 속상하긴 합니다. 아이들이나 부모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학교시험이 토론수업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요.

어떤 어머니는 시험 공부 때문에 수업 못 간다고 솔직하게 알려주시는 분도 계시고 무슨일 생겨서 토론 수업 못 간다고 문자 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꼬치꼬치 그 사정을 따져물을수도 없는 일이죠. 정답은 시험공부때문이니까요. ^^ 어머니께서도 괜시리 미안하시니까 그냥 “무슨 일 있어서”로 그 이유를 밝혀주시는 겁니다 ^^

오늘의 핵심

‘가정 방문교사는 몸이 아파선 안되며 죽을 정도가 아니면 수업 나가고 죽더라도 수업장소에서 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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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빠지는 이유를 밝히시는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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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갑자기 일이란?" ^^ 바로 시험공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