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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편견타파릴레이] "큰 병원이 무조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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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조그만 불편해도 우선 대형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각한 질병이야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하는게 맞지만 경미한 것으로 대형병원을 찾으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 쉽지 않더군요.




‘편견타파 릴레이’ 가 저한테 넘어왔습니다. 지난번에 제 스스로 바통을 이어받겠다고 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잘 써야한다는 고정관념과 강박관념에 쉽게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Design_N 님께서 저더러 릴레이를 써 달라 하시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쓰려고 합니다. 어찌보면 편견이다 아니다 그렇게 단정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을 사는 법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인 것이 많으니까요.

큰 병원은 환자 많아..작은 병원 인간적, 친밀감 쌓으며 진료

오늘의 주제는 ‘큰 병원이 무조건 좋다(?)’ 입니다.

한때는 제가 몸이 너무 안좋아 일상생활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몸에 나타나는 실제적인 증상과 함께 건강염려증까지 겹쳐 정신과까지 다녀봤습니다. 종합병원, 대학병원, 한방협진병원 등등.

하지만 그때마다 돈만 잔뜩 깨지고 몸은 몸대로 피페해져갔습니다. 그중에서 저를 가장 크게 괴롭힌게 내시경이었습니다. 늘 배가 더부룩하고 조그만 먹어도 포만감, 불쾌감이 몰려왔죠.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을 전전긍긍하며 내시경을 했지만 누구나 다 있는 위염 정도 진단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작은 내과에서 내시경을 하게됐는데 그 의사분은 참 특이했습니다. 의사의 고유업무영역인 진료, 치료이외 개인적인 일, 가족이야기 등을 많이 하더군요. 다음번에 진료를 가면 아이들 이름까지 기억하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 기억해 환자의 기분을 잘 맞춰주었습니다. 신뢰감과 친밀감이 형성됐고 3개월 동안 처방해준 약 먹고 그 후 불편한 속이 깨끗해졌습니다.

종합,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서는 의사와의 친밀감 즉 ‘레포’형성이 어렵습니다. 기계적으로 짧은 시간에 진료하고 ‘다음 사람!’ 뭐 이런 식으로 ‘자동화’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의사와 환자 사이에 형성돼야 할 친밀감을 쌓을 기회가 없습니다.

저희 장인어른도 마찬가지 입니다. 택시타고 대학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한달동안 링거 꽂고 하루에 한번 레지던트, 전공의 의견 잠깐 듣고 그런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의사들마다 하는 이야기도 다르고 뭘 어떻게 손을 써야하나 보호자도, 의사들도 딱 부러지게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중환자실에서 의식도, 미동도 없이 돌아가시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택시타고 입원하시고 엠브런스 타고 퇴원을 하신거죠.

그러다가 작은 노인병원으로 옮긴 후 원장님의 직접적인 치료가 이루어졌고 지금은 아주 생생하십니다. 아직 보행은 힘들지만 의식 등 정신적인 면에서는 아주 생생하십니다 ^^

심각하지 않은면 동네병원부터 찾길...시간, 비용 비해 제대로 된 서비스 못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대형병원이 작은 병원보다 ‘나쁘다’ 혹은 ‘작은 병원이 좋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분류를 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심각한 병이고 중대하고 큰 수술을 하게되면 당연히 큰 병을 찾아야하는 것이 맞지요.

다만 어디가 좀 불편하다거나 증상이 나타났을 때 큰 병원부터 가봐야한다, 큰 병원이 잘 본다는 식의 편견은 깰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돈이나 시간이 많고 대형병원의 의사를 잘 안다거나 원무과에 높으신 분을 잘 알아서 즉 여건과 ‘빽’이 있어 실력있는 대형병원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할말 없지만 무턱대고 큰 병원부터 찾으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아플 경우 부모님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어지간히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 의사와 충분히 이야기하고 신뢰감,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동네 병원을 먼저 찾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두되는게 대형병원 응급실 문제지요. 굳이 응급실까지 올 필요는 없는데 ‘일단’ 큰 병원 응급실을 찾는 바람에 정작 응급실에 들어가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이 밀리는 경우도 우리는 뉴스보도를 통해 자주 봐왔으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환경, 여건에 따라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일(질병 진료, 치료)을 효율적으로 처리함에 있어 그 순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 하는 문제는 있습니다. 물론 각자의 경험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구요.

대형병원의 장,단점, 작은 병원의 장, 단점이 있는 법이죠.

갑자기 TV에서 본 그 내용이 생각나네요. <소비자 고발>에서 본 것 같은데요.

고위직, VIP 등이 주로 찾는 무슨 호텔의 레스토랑, 고급음식점이 식재료와 위생 면에서 생각보다 불량한 점들이 있다는 것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객관적인 물질적인 증거 자료 등 없이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호텔 고급음식점이니 위생이나 식재료면에서 최고급이다” 라고 말이죠.

편견 혹은 선입견이죠. 이런 편견이나 선입견을 장사로 이용하는 경우고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