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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가 되지 않도록...



시속 110km 뚫고 강행한 '병아리 수송작전' 대성공
도시에서 살아갈 수 없는 병아리 소중한 생명..

직장동료가 제게 병아리 두 마리를 주었습니다. 제 고향이 시골이니까 이번 추석때 가지고 가라고요. 도시에서는 도저히 키울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지금 녀석들을 병아리가 불러야할지 닭이라고 불러야할지 애매모호한 크기네요. 여하튼... (병아리라 칭하겠습니다)

그 병아리는 직장 동료의 딸이 몇백원 주고 샀습니다. 노란 햇병아리일때 말이죠. 갑자기 그 노래가 생각납니다.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 기억들 나시죠?

한때 그런적이 있습니다. 병아리 한 마리에 일이백원씩 주고 사서 아파트 베란다나 육교 등 높은 곳에서 던지는 모습들 말이죠. 그러면서 “날아봐 병아리야.” 하지만 병아리가 날리 만무하지 않습니까?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무참히 죽어간 병아리들의 넋을 기리는 듯한 그 노래 <날아라 병아리>

여하튼 직장 동료의 중학생 딸은 그런 재미로 병아리를 사들이진 않았을 겁니다. 어느정도 닭이라고 불릴만큼 키워놓은걸 보면 말이지요. 제가 그 병아리 두 마리를 가져가게 된 건 녀석들의 생명이 가여웠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보다 자연속에서 맘대로 뛰놀게 하는 것이 더 좋아보였습니다. 시골에서는 현재 소와 염소, 개를 키우고 있고 과거에 토끼, 칠면조, 돼지, 닭, 오리 등도 키워봤으니까요.

추석 연휴 전날인 10월 1일 ‘병아리 두 마리 시골 이동 대작전’이 펼쳐졌습니다. 차 안에 실으면 냄새나 삐약거리는 소리와 날갯짓으로 인한 이물질 등이 우려돼 차 지붕위에 묶었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니 최대 시속 110km의 바람저항을 견디도록 잘 묶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참 재밌더군요. 차 지붕의 사과상자를 보고는 너나 할 것 없이 쳐다보고는 웃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말이죠. 사람들 딴에는 아마 차가 작아서, 트렁크가 여유없어 차 지붕에 사과를 싣고 가는 줄 알았을 겁니다. 사람들 시선이 이럴줄 미리 알았더라면 굵은 펜으로 ‘병아리 수송중’이라고 쓸 걸 그랬습니다.

여하튼 시속 110km 속 병아리 수송 대작전은 이렇게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제부터 무럭무럭 자라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자연속에서 자연식품 먹어가면서 나중에 알이라도 낳으면 좋겠지요. 건강한 몸에서 나온 건강하고 따끈한 계란, 즉석에서 깨 먹어도 좋을 듯 합니다.

한낱 장난감용으로, 호기심용으로 심지어는 로드킬까지 생각할수 있는 병아리... 새로운 삶을 얻게 돼 참으로 기쁩니다. ^^

이것은 절대 사과가 아닙니다. 이 속에 병아리 두 마리가 들어 있습니다.

차가 작아서 사과상자를 저렇게 실은게 아닙니다. 지금 병아리 수송 대작전을 펴고 있는 겁니다.

시골 앞마당에 풀어놓은 모습입니다. 제법 커 보이지만 아직 병아리 수준입니다. 가까이에서 촬영해서 그렇습니다.

자연속에서 자연 식품 먹으며 잘 자랄것입니다. 소중한 생명, 잘 길러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