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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의사 선생님이 자꾸 링거만 권하시는데요



한달전에 시작된 기침 가래...폐렴 지나가고 있다, 계속되는 흉통


한 달 전부터 폐렴 증상으로 주사, 링거, 내복약 등을 통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기침, 가래가 2주 정도 계속되다보니 어느날부터 흉통이 오기 시작했고 흉부 방사선 촬영결과 폐렴이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꾸준히 치료한 결과 기침, 가래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다만 2주 전에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처음 왔을 때 의사선생님께서는 흉부 엑스레이 결과를 보시며 “어, 엑스레이 상으로는 폐렴이 왼쪽인데....”라고 하셨습니다.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치료를 했지요.

그러저럭 한달이 다 돼 가도록 가슴통증이 지속되었습니다. 특히 밤에 뒤척이다보면 망치로 갈비뼈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타박상 같은 극심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갈비뼈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부 장기에 문제가 있어 몸이 쏠릴 때마다 통증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 당최 알수가 없었습니다. 덜컥 겁이 나기도 했구요. 그렇다고 이 증상을 폐렴과 연결시키기도 미덥지 않았습니다. 폐렴의 기본 증상은 기침, 가래, 발열 등은 거의 없고 타박상 같은 통증만 지속되니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흉부 엑스레이 촬영 결과로는 분명 폐렴 소견이 맞는데 실제 증상으로는 거의 맞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치료를 어떻게 해야할지 참 답답합니다.


폐렴 치료후 흉부 엑스레이 결과상 오른쪽 폐에 '또 폐렴',
그러나 주요 증상은 폐렴과 별 상관 없어....그렇다면 처방은?


오늘 아침 만사 제쳐두고 병원부터 찾았습니다. 2주 만에 다시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른쪽 폐에 폐렴이 왔다는 것입니다. 왼쪽은 다 나았구요. 참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흉부 엑스레이 결과로는 폐렴이 맞는데 증상은 맞지 않는 겁니다. 또한 의사 선생님께서 제 가슴 이곳저곳을 누르셨고 제가 아프다고 호소하자 “어, 이상하다, 폐렴은 누른다고 통증이 오는 게 아닌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의사 선생님은 가슴이나 갈비뼈를 어디에 부딪힌 적이 없냐고, 물건 들어올리다가 삐긋한 적이 없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제가 모르는 사이 부딪힌 적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셨고 저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글쎄요, 자고 있는 사이에 누군가 한 대 치고 간 일이 있었다면 모를까 부딪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일은 없었습니다. 특히 조심하고 있던 터였거든요.

의사 선생님은 하는 일이 뭐냐? 일을 좀 쉴 수 있느냐? 등등 물어보시더군요. 제가 하는 일은 육체적으로 힘을 쓰는 일도 아니고 휴가를 내고 쉴 수 있는 성격의 일도 아닙니다. 잠자는데 환경이 어떻냐고해서 그냥 평범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마땅한 결론 없이 엉덩이 주사에 두 시간짜리 링거를 맞고 처방전 받아 나왔습니다. 흉부 엑스레이라는 객관적인 결과와 주된 증상이 들어맞지 않는 ‘폐렴’ 이라는 소견에 대해 저도 의사선생님도 뭔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처방전 약을 타면서 무슨 성분의 약인지 약사에게 물었습니다 .약사는 감기약이라고 하더군요. 폐렴 증상이라고 이야기했더니 폐렴도 감기의 한 증상으로 다 포함된다구요.

의사 선생님도 확신 못하고 계셔...링거만 매번 권하신다

그것참! 어느게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 폐렴이든, 감기든 현재 주된 증상은 가슴통증인데 항생제 주사든, 링거든 처방전 약이든 모든 치료는 폐렴에 맞춰서 진행되는 듯 합니다.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제가 알고 있는 의학에 대한 기본지식이나 상식, 정보와 제 자신이 느끼는 몸의 통증으로 따져보면 폐렴과는 별개의 병변 같은데 말이죠. 물론 이 부분에 대해 의사선생님도 ‘폐렴은 왼쪽인데...이상하다’거나 ‘가슴이나 옆구리를 어딘가에 부딪혔다’고 하시는 점으로 보아 의사선생님 조차도 뭔가 확신이 없는 듯 합니다.

차라리, 이런 경우 어떤 병이 의심되니 종합병원 무슨과에서 어떤 검사를 구체적으로 받아보라던지 하는 조언이라도 있었더라면 마음이 좀 편할 텐데요. 내원할 적마다 자꾸 링거를 맞으라고 권하십니다. 한달 전 처음 내원할때부터 그러셨거든요. 일주일 내내 링거 맞으라고요. 병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출근도 안하고 두 시간 이상 누워 링거를 맞는다는 게 가능하지도 않구요. 물론 시간이 없어 일주일 내내 링거 꽂고 누워있을 시간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어디 가서 뭘 어떻게 검사를 받아봐야하는건지, 걱정만 앞서고 또렷한 대책이나 방법은 모르겠고, 통증은 계속되고 내일 또 가서 항생제, 링거 맞는건 내키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