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는 노숙인, 돈 드리는게 그들 위한 걸까?
저는 노숙인에 대해 별다른 감정은 없습니다. 사정이 있어 노숙인이 됐거니 생각하고 말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파지라도 주워 모으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힘들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 노숙인들이 곱게 보이지 않을 때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노숙인들의 모습은 술, 담배 혹은 아무 곳에나 용변 등을 보며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부분과 노숙인은 따로 떼어내어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인식이 좀더 크긴 합니다. 여하튼 돈을 요구할 때마다 매번 드릴수도 없고 이러한 온정주의가 노숙인들 문제를 해결할수도 없는 일이기에 무작정 돈을 드린다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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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사무실 주변도 노숙인이 많습니다. 소공원이 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노숙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이분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기도 하며 술에 취해 술병을 깨고 건물 1층에 있는 슈퍼마켓과 마찰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로 경찰이 몇 번 출동을 했지만 경찰도 특별히 뭐라고는 못합니다.
특히 늘 취해 계신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 목소리가 커질 뿐 해결책도 없습니다. 주차장 주변 담벼락 등에 대, 소변을 보아 주차할 때 쇠파리와 담배 등 애로사항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주차 공간이 나도 그곳에 차를 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처음에는 돈을 요구할 때 마다 천원짜리, 오백원짜리 등 소액을 드리곤 했는데 최근에는 아예 동전조차 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일 하세요 라는 말엔 "술 때문에..."
3년 동안 땅 파보세요. 10원 나오나? 하니 입 꾹 다물어
어제도 소공원 앞에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 노숙인이 다가와서 컵라면 사먹게 동전을 요구하더군요. 없다고 하면 그냥 가시는 편인데 어제 그 분은 좀처럼 안가시더군요. 내키진 않았지만 주머니에 동전 두 개가 있길래 잡히는 대로 하나 꺼내드렸습니다. 백원짜리였습니다. 이때부터 이 노숙인 아저씨와 저와의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째려보듯)“어이, 내가 거지로 보여?”
“누가 거지랍니까? 저도 돈이 없어요. 요즘 먹기 살기 다 힘들어요.”
“에이, 그래도 100원이 뭐여? 100원이?
(강력하게)“아저씨! 저기 땅 3년 동안 파봐요. 10원이나 나오나? 싫으면 도로 가져갈게요.”
(입을 꾹 다물고) ......
동전을 도로 가져가려고 손을 대니 노숙인은 손을 얼른 오므리며 라면 사먹게 돈을 달라고 계속 요구를 했습니다. 쉽게 돌아설 것 같지 않아 주머니에 있던 100원짜리 동전을 하나 더 꺼내 그의 손바닥에 올려주었습니다.
“어이, 내가 거지인줄 알아? 천원만 줘.”
“아저씨, 이러지 말고 일을 하세요. 저기 파지 주워 모으는 분들도 많아요, 몸도 건강하신 듯 한데 일을 하셔야죠.”
“내가 ○○○ 사는데, 술 때문에...(횡설수설 하십니다)
“아저씨, 그럼 술을 줄이시고 일을 찾아보셔야죠. 매일 그렇게 취해 계시니 일자리가 구해집니까?”
“내가 술 때문에....”
그러면서 계속해서 내가 거지냐? 따지고, 돈 더 달라고 조르고 떼 쓰고...이에 대해 저는 일을 하시라! 싫으면 그 동전 제게 도로 달라고 하고.... 결국 끝이 보이지 않길래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오면서 보니 그 노숙인 역시 다른 사람 붙잡고 저와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더군요.
누가 이 상황에 대해 제가 너무 매몰차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저 또한 장소만 바닥이 아닐뿐 셋집에 사는 노숙인이나 다를 바 없는 어려운 경제생활을 하며 아둥바둥하고 있으니까요. 100원짜리 동전에 혀를 차고 거지 취급하냐며 오히려 저를 탓하시는 그 노숙인께 큰 목소리로 대항해 일을 하라고 말씀드려야만 했던 그 심정...
우리가 주머니에서 꺼내주는 동전과 지페가 이들에게 궁극적으로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이 상황에서 무조건 동전 꺼내 드리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