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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무창포에서~

봄도 되고 하니, 마음이 풋풋해지는 시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자작시 한편 올립니다 ^^
같이 읽어보시고, 음미하시기를 ^^
 


무창포에서


앞산이 성급히 도망쳐 나간 자리에는

어느새 채워져 있다

무․창․포

별로 바쁘지 않은 겨울 갈매기

모래위 쌓인 꿈을 발로 채어가고

모래위 쌓인 꿈을 발로 채어가고

끝나지 않는 갈매기의 꿈이

어느덧 모래위 눈속에 묻히고

파도는 모래를 쓸고

눈 속의 갈매기를 깨우고

꿈이 다시 모아질 즈음

얼어붙은 날갯짓으로 어설프게

하늘을 그리며 날아오른다

힐긋 뒤를 돌아보고 떠나는 겨울 갈매기

눈 속에 묻힌 꿈을 찾으러

오늘 내일 몇날을 공중에서 서성이겠지


1월이 서서히 물러난 자리에는

어느새 빛나고 있다

무․창․포

가물가물 죽어가는 눈의 한가운데서

새록새록 피어나는 그들의 꿈을 물어간다

무척이나 바쁜 겨울갈매기

모래위 쌓인 꿈을 입으로 물어가고

모래위 쌓인 꿈을 입으로 물어가고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물어간다

남아 있는 건 움푹 패인 꿈의 흔적뿐

그 안에 누워 빙 둘러보니

허우적거리는 파도를 달래는 바위들

점․점․점 박혀 있다


내일은 바닷길이 열리리라

눈 내린

겨울 무창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