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교사의 학습일기

성남에서 분당으로 학원 보내는 엄마

그 집은 아빠 사업이 어느 정도 잘 되어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했다. 지은지 좀 오래된 아파트지만 빌라보다는 넓고 주차여건도 좋아 이사했다. 이사 간지 벌써 1년이 넘었다. 

그집 아기엄마는 40개월된 둘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 놓고 임시로 직장을 다녔다. 아르바이트 비슷한 건데 200만원 넘게 받았다. 초등 2학년인 큰아이는 열심히 학교에 다녔다.

그런데 몇 개월전에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들 교육에 전념하기 위해서이다. 성남에 살고 있는 이 엄마는 어느날 부터 초등 2학년 아들을 분당으로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학원버스가 성남까지는 오질 않으니 엄마가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오곤 했다. 분당으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아직 여건이 되지는 않았다.

분당의 학원가를 오가며 이 엄마가 느낀 건 다름 아닌 시선이다.

여러모로 쟁쟁한(?) 분당 엄마들을 보면서 비교가 돼선 안 되고 뒤져서도 안된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분당 학원가 드나들려면 지금의 승용차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차 바꾼 성남 엄마, '개인 취향 문제로 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이 엄마는 최근에 몇 년간 타던 스타렉스를 중고로 팔고 무슨 RV차량을 새로 샀다. 차량 이름은 잘 모르겠고 그랜저를 살까 하다가 좀 더 보태서 RV 차량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차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스타렉스를 타고 분당 학원가를 다니는게 편치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집은 차를 바꿀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촌각을 다투는 일은 아니었다. 운행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당 학원 출입을 계기로 그것이 도화선이 돼 서둘러, 긴급하게 그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아빠는 1톤 트럭을, 엄마는 새 RV 차량을 타고 분당 학원가를 어깨 펴고 누빌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분당 학원가를 다니면서 마음 고생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 학원 데려다주는 문제로 차를 바꾼건 너무 심한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글쎄 뭐랄까? 그것이 차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지만 어차피 바꿀 계획이 있었고 또 무리하게 차를 바꾼건 아니므로 이렇다 저렇다 말할순 없다. 분당으로 이사갈 여력이 안됐던 거지 차 바꿀 여력은 충분했던 것이다.

분당 수준에 맞추고 싶어하는 한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기 앞서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개인의 의지나 취향의 문제일수도 있고 교육이라는 사회구조속 또 하나의 카테고리 문제인지 말이다. 그것도 생각나름이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밝힌다면, 분당에 있는 학원을 보내고 시선 때문에 차까지 서둘러 바꾼 이 엄마의 행동은 개인 의지나 취향 문제로 본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 그러면서도 그 엄마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된다. 분당의 후끈한 교육열기속에 2년 넘게 파묻혀서 생활했던 내 경험담에 비추어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