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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꽃등심 150g 1인분에 3만5천원....한조각은 얼마일까?

어린이날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정다운 선배 가족과 함께 공원에서 아이들 뛰노는 모습 보며 하루종일 보냈습니다. 선배 가족 아이들 8살, 3살, 우리 가족 아이들 6살, 3살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뛰어노는 모습 참 좋았습니다.

오후 되어 밥 먹을 만한 곳을 찾아 배회하던 중 분당의 한 고깃집에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이날 식사는 선배가 사기로 했습니다. 일전에 제가 아주 쬐금 도움을 드린적이 있는데 그것이 고맙다고 자꾸 밥을 산다고 하셨죠.

돼지 양념 갈비 1인분에 19000원짜리 6인분을 주문해 먹는데 아내들이 아이들부터 챙기다보니 사실 맘놓고 먹을 수 없습니다. 밥 먹으며 뛰어다니고 돌아다니는 녀석들이니까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편들은 상추쌈 싸서 아내들 챙기고.... 결국은 아이들도, 아내들도, 남편들도 제대로 맘껏, 맘편히 못먹게 되는게 고깃집 같습니다 ^^

드디어 아이들의 부산스러운 식사가 대충 끝나고... 선배가 “그럼 우리 어른들도 한번 먹어볼까?” 하면서 꽃등심 1인분을 주문하니 1인분은 안된다고 해서 그럼 2인분 주문을 하는데, 사실 저는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죠.

꽃등심 150g 1인분에 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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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150g 에 3만5천원이면...이 조각조각에 대한 단가(?)가 나옵니다. 이런일에 익숙하질 않아서 ^^



너무 비싼 꽃등심, 부담스러워 젓가락 놀리기 힘들었다


잠시 후 벌겋고 허연 색이 어우러진 꽃등심 2인분이 나오는데 가만 보니 어른 손바닥만한 고기한점에 아이 손바닥 만한 한점이 같이 나오는데 그것이 2인분 이랍니다.

불판에 올려지고 지글지글 연기가 피어오르는 동안, 저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허, 꽃등심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려!!” 

꽃등심이 구워지는 동안 행여나 조금이라도 타면 어쩔거나...걱정이 되기도 하고 한조각 한조각으로 나눠지는 동안 내 머릿속엔

“3만 5천원짜리가 10조각으로 나눠지는구나, 아이구 이 둥근 딱지 크기 만한 고기 한점이 3천5백원 정도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식간에 꽃등심이 구워지는 동안 어른들 모두는 숨 죽여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요리가 다 되어도 선뜻 젓가락을 놀릴 수 없는 마음...이해 되십니까? 그 마음을 진작부터 읽은 선배는 아내와 제 그릇에 부지런히 고기를 놓아주며 먹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합니다. 솜사탕도, 아이스크림도 아닌 것이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감미로운 맛과 함께 슬슬 녹아없어지는게 아닙니까?  고기가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부대찌개,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우리는 5~6천원으로 포만감과 함께 식사의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 일상인데 어제는 정말 호강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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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했는지 그날 비로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