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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노숙자에게 편안히 배설할 권리를 달라"



소공원 옆에 위치한 어린이집 주변에 똥 무더기가.. 


며칠전 큰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불과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공원 바로 위쪽 골목 후미진 곳에 누군가 질펀하게 똥을 누어 놓은 것입니다. 신문지를 깔아놓고 트럭 아래에서 이런일을....이곳저곳 쇠파리가 날아들고 냄새도 나고 보기도 안좋고...

저 똥을 누가 치우나 생각하며 저도 서둘러 출근을 했습니다. 출근해서도 계속 마음이 쓰여 혹시나 트위터에 저 상황을 알렸더니 동사무소 홈페이지에 민원 글 올리면 치워준다고 누군가 답변을 했더군요.

다음 날 아침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민원 글을 올리고 자시고 할 사안이 아니었죠. 어제 보니 어린이집 주변에 사람 똥이 있어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하자 동사무소에서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워낙 그게 질펀해서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요.

보아하니 2, 3일 방치된 듯 싶은데 민원 전화 안했으면 며칠 더 똥 주변에서 쇠파리가 날아드는 장면을 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사무소와 통화하고 여전히 질펀한 그것을 제 눈으로 다시 확인한 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며 전화를 끊었는데요.

아이구, 이건 무슨 상황일까요? 어린이집 정문에서 불과 3미터 떨어진 곳, 즉 주택 출입문 입구쪽 바로 앞에 창문이 있고요, 그 약간의 공터에 이번엔 완벽할 정도로 구릿빛 똥을 한무더기나 싸 놨습니다. 어린이집도 그렇지만 이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잘못 해서 나오다가 똥을 밟을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곧바로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처리해줄 것을 추가 요청했습니다. 동사무소 측에서도 한숨을 푹푹 쉬며 곧 처리를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그 똥은 다름 아닌 노숙자들이 해 놓은 것입니다. 여름에는 노숙자들이 늘 상주하고 있고 밤에는 불량한 중고교 청소년들이 모여 담배를 태우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소공원이죠. 쓰레기가 넘쳐나고 위생상태가 불량하니 모기들이 넘쳐나고 놀이시설이나 벤치에 앉아 쉬는것도 마뜩치 않습니다.

노숙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말이죠. 그렇다고 간이 화장실이나 수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워낙 작은 소공원이다 보니 화장실이나 부대시설을 만들 필요도 없는 것이고 누군가 상주해 관리할 상황도 아닙니다. 차라리 이럴바엔 공원을 없애는 것이 주민들과 어린이집 생활에 더 쾌적한 환경이 되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노숙자들만 탓할일은 아니더군요. 간이 화장실이나 개방된 화장실이 없으니 급한 김에 이런 후미진 노상을 화장실로 이용하는게 아니겠습니까? 화장실이 개방된 건물이라도 낮에는 관리인이 있어 못들어가고 밤에는 잠겨 있으니 사실 마음 편하게 볼일을 볼 수가 없습니다. 시민들을 위해 화장실을 공식적으로 개방한 건물도 노숙자들이 들어온다면 좋아할리 없고 당연 통제할수 밖에요.

악순환이 되는 느낌이네요. 오늘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데 자꾸 공원 주변을 살피게 됩니다. 어딘가에서 쇠파리 소리가 들리지 않나 하고요.

아마 그들은 이렇게 외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노숙자에게 편안히 배설할 권리를 달라”

 

어린이집 정문에서 3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주택 입구에...그 앞으로 창문이 보인다. 곤혹이다.

쇠파리가 들끓고 있다. 어린이집 바로 옆 소공원 노숙자들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