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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만나다

잘 나가는 제약회사 때려치우고 음식점 차린 젊은 사장, 왜?



잘 나가던 제약회사를 무작정 박차고 나온 그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성남 야탑역에 안동찜닭, 해물떡찜을 차린 것일까?


경기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몇차례 모임을 하면서 종종 찾던 요식업소가 있다. 해물떡찜과 안동찜닭을 같이 하는 곳인데 몇차례 드나드는 동안 젊은 사장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단골손님이 됐고 젊은 나이에 이렇게 적잖은 규모의 음식점을 꾸려 가게 됐는지 그 사장과 이야기도 나누게 됐다. 그의 특이한 이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몸은 제약회사에, 마음은 맛집에 사로잡힌 젊은 열정에 '일 저지르기'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S대 약학 대학원 석사학위를 어렵게 받아 졸업하고 국내 제약회사에 입사해 2년 정도를 다니면서 그는 여행과 함께 맛집에 대한 탐구욕을 키웠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해야할까?

그는 제약 회사에 입사해서 마음에 맞거나, 맞지 않거나 선배들과 생활을 하게 됐다. 식사나 술한잔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신의 회사생활에 대해서도 청사진을 그려보기도 했다는 그.

연구와 성과가 좋아 아무리 잘 나가는 선배든, 월급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별 볼일 없는 선배든 그들의 공통된 생각은 퇴직 후 근사한 펜션사업이나, 음식점, 커피숍 등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도 여느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루하루 월급이나 기다리는 평범한 미래가 싫어 평소 맛집 발견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무작정 음식점에 불을 댕겼다는 것.

이처럼 몸은 제약회사에 있으면서 맛집 탐구와 여행을 즐기던 5년 전 어느날 그는 강남역에 길게 줄서있는 해물떡찜과 명동에 손님이 즐비한 안동찜닭의 맛에 매료됐다.

결국 그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탄탄하기로 소문난 직장인 제약회사도 퇴사하면서 무모한 도전인 음식점 창업을 본거지인 분당 야탑역에서 런칭하게 됐다. 가게 열고 한두 달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와 마이너스 성장이 있었지만 위생을 이 직업의 생명으로 알고 신경쓰며 직접 조리도 하면서 손님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늘리면서 자리를 잡아 가기 시작했다.

더 나은 맛, 최고의 재료는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하던 중, 무엇인가 ‘2%’ 부족한 느낌에 직접 경북 안동으로 내려가 안동찜닭의 모태이며 원조라 할 수 있는 찜닭골목의 안동찜닭 전문점으로 들어가 일주일을 상주하게 됐다.

택시타고 안동 내려가...다자고짜 "가장 맛있는 집으로 갑시다"
남들은 다 올리는데 이 젊은 사장은 왜 내려서 팔까?

-다른 찜닭집 반마리 가격으로 젊은 사장네선 1마리 먹을 수 있어...

안동에 도착하자마자 택시타고 무작정 찜닭골목으로 가자고 한 그는 그곳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 어디냐고 물었단다. 맛집여행을 즐기는 그가 자주 쓰는 방법이 어느 지역을 가든 맛집을 찾고 싶으면 택시타고 제일 맛있는 곳으로 가주세요 하는 것이란다 ^^

여하튼 그 곳 주인장에게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우고와서 야탑 음식점에 접목시켰다고....

5년의 시간동안 야탑에서 안동찜닭해물떡찜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맛집으로 선정도 되는 등 좋은 일도 있었다. 물론 아직 많은 부분이 모자라지만 그래도 무던하게 노력해 왔다는 그.

올해는 결혼도 하고 새 생명이 태어나면서 그의 생에 첫 차도 구입하는 등 기념비적인 일도 많았다. 이번에 안동찜닭 오픈 5주년 기념으로 인기메뉴인 안동찜닭을 전국 최저가에 모시겠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손님들에게 보답한다고 하는 그.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자 물가는 오르면서 외식 한번 하는 것도 부담스로운 요즘, 다른 음식점들이 가격을 올릴 때 이 젊은 사장의 음식점은 가격을 비교적 큰폭 내리면서 재료나 정성은 늘 한결같음을 유지하겠다는 그의 다짐이다. 쌀, 닭고기, 돼지고기, 김치 모두100% 국내산만을 사용하는 웰빙 건강 음식이라고 자부하는 젊은 사장이다.


아, 젊은 사장이 음식점 창업 관련해 한 가지 팁을 전해왔다.


음식점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시고 창업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100개의 가게가 창업하면 3년뒤에는 5개정도의 가게만 유지되고 있는게 요즘 요식업계의 현실입니다. 아직 어리고 무지한 저에게도 작은 도움이 필요하셔서 연락주신다면 부족한 지식이지만 함께 나누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