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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맛

취학전 어린이 일찍 재우는 기막히는(?) 방법


밤 늦게까지 쫑알거리며 노는 다섯살 아이...가공의 신문기사 만들어 보여주니 '큰 효과'

설 쇠면 여섯 살 되는 큰아들 녀석이 잠을 일찍 안자 걱정입니다. 세살 되는 둘째 녀석과 떠들고 장난치고 책이나 만화도 보고 그러다보면 12시가 다돼 잠을 잡니다. 그 시간은 엄마 아빠도 잠자는 시간이고 불을 다 꺼버리니 어쩔 수 없이 자는 겁니다.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어린이집 가구요. 억지로 깨우긴 하는데 금세 정신차리고 어린이집 즐겁게 잘 갑니다.

어린이집에서 낮에 한시간정도 재웁니다. 여하튼 이 녀석은 일찍 자려고 하는 의지가 없습니다. 이 또래 아이들 밤 9시 정도 되면 졸리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집 녀석들은 하품은커녕 늦은밤까지 그렇게 떠들고(행동보다는 수다)놀아댑니다.

그래서 몇번은 밤 8시에 모든 불을 다 끄고  엄마 아빠는 물론 이모까지도 모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누워서도 쫑알쫑알 두 형제녀석이 어찌나 떠들고 노는지...여하튼 억지로 그리 하니까 1시간 정도 걸려 잠을 자게 되더군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착한어린이고 키 큰다고 말로 설명해도 먹히지 않는 큰아들. 도무지 일찍 자야한다는 의지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엄마 아빠 이모가 모두 밤 8시부터 불끄고 잘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그러다가 정말 묘안을 생각해냈습니다. 이 녀석 활자로 된 것은 엄청 잘 믿습니다. 글자를 좀 일찍 깨우쳐줬더니 그런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가정통신문이나 주간, 월간 계획서 등을 비교적 꼼꼼히 먼저 살펴보고 산타 선물 부담되지 않는 것으로 부모님께서 준비해달라는 가정 통신문 녀석이 먼저 읽고 왜 부모님이 준비하냐며 다섯 살 녀석이 물어보는데 진땀 뺐습니다. 다섯 살 짜리가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게된다면...ㅠ.ㅠ

여하튼 저는 왜 일찍 자야하는지를 신문 기사 형식으로 그럴 듯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가 읽기 쉬운 어휘를 이용해 그럴듯하게 만들었습니다. 일찍 안자면 키 안크고 병에 잘 걸려 엄마 아빠와 떨어져 병원에서 살아야한다는 게 가짜 기사의 골자였습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요.


-아래 동영상은 제가 만든 가공 기사에 깜빡 속아 넘어가는 큰아들



퇴근하면서부터 너가 꼭 읽어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무슨 할말이 있냐고 몇 번이나 깐죽깐죽 대는 녀석. 밤 11시 30분에 가짜 기사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워낙 중요한 것이니까 동영상으로 촬영할 것이라고 이미 말했습니다. 오늘 읽은 것을 까먹을지도 모르니 동영상으로 남겨야 한다고요.

그 기사는 주효했습니다. 바로 잠자리에 들겠다고 하더군요. 앞으로는 8시 정도에 일찍 잔다고 다짐까지 했구요. 그리고 혹시 자신이 그것을 까먹을지 모르니 그 기사를 방문에 붙여달라고까지 하더군요. 갑자기 모범생으로 확 바뀌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시 활자의 힘이 컸습니다. 먹기 싫은 음식도 무슨 영양가 있고 어디에 좋다라고 인터넷 보여주면서 설명하면 눈 딱 감고 먹는 녀석이니까요. 여하튼 이 녀석은 말과 글을 이용해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면 다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녀석입니다.

내일부터  얼마나 일찍 잠을 자는지 체크해 후속글을 올려야겠습니다. 혹시 그 마음이 흐트러질라치면 방문에 붙은 저 가짜 기사를 들이밀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일찍 재우는데 저 가공 기사가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맨 아래에 공개하겠습니다 ^^;;

글 웬만큼 읽는 취학전 아동들이 일찍 안잔다면....한번 사용해 보시죠 ^^

뭐, 아이들 성향에 따라 먹힐지 안먹힐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글을 읽을수 있다면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듯 하네요



제가 만든 가짜 뉴스기사를 열심히 읽고 있는 큰아들, 진지한 표정입니다.



여기 나온 모든 내용은 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기자 이름과 이메일까지도 가짜입니다. 글 내용은 유치하기까지 합니다. 아이 재우기 위한 프로젝트니까요 ^^


내일부터 얼마나 잘 실천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면 알아듣는 녀석이긴 한데 밤낮할 것 없이 노는걸 좋아해서...




일찍 안자는 어린이들, 병 많이 걸리고 키 안큰다

일찍 잠을 안 자는 어린이가 병에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의사들은 1월 19일 모여 회의를 열고 “잠이 부족한 아이들은 몸이 허약해지고 피로가 쌓여 항상 병원에서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다섯 살에서 열 살까지 어린이들은 잠을 충분하게 자지 않으면 병에 걸려 엄마 아빠와 떨어져 병원에서 살아야하고 키도 제대로 크지 못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학교 김준수 의사는 “어린이는 밤 8시 정도되면 일찍 자는 것이 가장 건강에도 좋고 키가 무럭무럭 자라난다”고 말했다.

한국신문 김대기 기자  kimdaeki@hank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