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에 놀라 송아지 딸꾹질하는 소리
지금 이 꼬마는 어떤 소리를 듣고 이렇게 즐거워하는 걸까요? 분명 동심을 울리는 그런 소리겠지요(아내 7살때 모습)
세상엔 어떤 소리들이 있을까요?
독자, 블로거 여러분들은 하루하루 생활하면서 어떤 소리들을 듣고 계십니까? 귓전의 때리는 일상의 시끄러운 소리들을 듣고 계십니까? 매일 매일 그 소리만 듣고 계십니까? 아니면 직장 상사로부터 잔소리만 듣고 계신지요?
귀로 들리는 소리도 있을 테고 마음속에서만 일어나는 어떤 형태의 소리도 있을겁니다. 오늘은 세상의 온갖 소리들을 가져왔습니다. 이 소리들을 찾고 캐내고 다듬어오는데 결코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
복잡한 것 잠시 내려놓으시고 어떤 소리인지 눈으로 보시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하시면서 마음속으로는 그 소리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소리들을 직접 음향으로 제작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제목은 ‘소리 세상’ 쯤으로 해 두죠. 오늘은 독자, 블로거 여러분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셔 보세요. 이 소리들을 통해서 말이죠 ^^ 또 어떤 소리들이 있는지 같이 고민해보죠 ^^
여름을 얼려 버리는 에어컨 소리
비를 부르는 구름의 젖은 소리
후보자들 입술 침 바르는 소리에
돌아서는 민중들의 휙소리
목력꽃 터지는 우윳빛 소리
아 에 이 오 우 홀소리
큰 소리에 묻혀 소리를 잃은 작은 소리
아치교 난간 위 한강보다 더 깊은
투신자의 한숨소리
피곤한 강아지의 코고는 소리
핸드폰으로 들려오는 수세식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
쏴아아~~ 자기야! 파도 소리 참 듣기 좋다 하면서
엉거주춤 넘기는 부끄러운 소리
소리를 삼키는 눈의 소리
왕년에 한 끗발 올렸다는 도박사의 흰소리
솥적다 솥적다 소쩍새 울음소리
큰소리치다 망신당하는 찍소리
땅속 1000미터에서 흐르는 지하수의 갇힌 물소리
정지된 시간을 한 컷 도려내는 카메라 소리
전봇대 아래 오줌 줄기를 맞는 귀뚜라미의 짜증내는 소리 “찌릿 찌릿 찌리릿”
뚝 몸을 꺾는 분필 소리
손자놈 울다가 웃는 소리
너 그러면 똥구녕에 털 난다
하시는 할머니의 우스갯소리
봄을 지나 여름으로 도착하는 늘어진 기적소리
수챗구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동차 경적소리
새우 싸움에 고래등 터진다는 뻥소리
파랗게 멍들어 애달픈 바다의 소리
산비탈의 다람쥐 놀다가 뒷발에 채여
계곡물 따라 돌돌돌 돌멩이 굴러 내리는 소리
발 시린 고양이 훌쩍 훌쩍 눈 밟은 소리
애절한 대금 소리에 덩달아 따라 우는 개구리 소리
후두두 빗방울 소리에
놀란 송아지 딸꾹질 하는 소리
그믐날 눈 밑에 스미는 하얀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