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투명화' 만이 위생 바로잡을 수 있다
일 터지고 관련법 강화는 사후관리
'주방의 투명화'가 확실한 방법
어제 KBS <소비자 고발>에서 중국음식점의 비위생 실태를 보고 다시 한번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 시커먼 자장면, 춘장의 엄청난 비밀을 알고나니...물론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다.
식품 위생에 있어 어떤 외부적인 환경에서 오는 곳도 있다. 선배 권유로 허름하고 옛날 맛이 난다는 오래된 식당에 가봤는데 굵직한 바퀴벌레들이 우르르 주방을 넘나드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또 한밤중에 보면 하수구에서 나온 쥐가 멈춰있는 식당의 환풍구 사이로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목격했다. 요 녀석들이 식당에서 밤새 무슨일을 벌이지는 대충 짐작이 된다.
바퀴 벌레나 쥐 같은 경우는 외부적인 환경에서 오는 비위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제 본 중국집의 비위생 실태는 순전히 주방 사람들의 무관심과 비양심, 비도덕에서 오는 것이었다. 구역질이 쏟아질 정도의 위생상태에서 해서는 안될 짓을 해가며 자장면을, 탕수육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가축에게 적용할 것을 사람을 상대로 하다니...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많은 곳에서 만연하고 있지만) 관계당국은 관련법을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관련법 강화는 예방책이 아니다. 그냥 사후관리일 뿐이다. 또 법을 강화한다고 해서 업소들이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할까? 잠깐 이슈가 된 시점에서만 부글부글 끓다가 금세 원상태로 돌아가는게 우리의 습성 아닌가?
사실상 시사고발프로그램처럼 잠입 취재하거나 식약청 관계자들과 함께 카메라 들고 급습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위생 상태를 적발할수도 없다. 사실이 그렇다. ‘특별 이벤트용’으로 까발려 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업주들의 양심만 믿고 위생적인 음식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 뿐인데 사실상 기대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질적이고 현실 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 안심하고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방법 말이다. 사후관리 말고 사전 예방.
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에서는 주방의 투명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통 유리 같은 것을 설치해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하는 것이다. 손님들은 식사를 기다리면서 요리하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겠다.(음식 만드는 노하우 문제는 보완해야할 것임)
또 한가지 방법은 역시 일정규모 이상의 음식점의 주방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조리과정을 손님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업주 스스로 위생적인 음식 조리의 투명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강제해서라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 위생적인 음식을 막기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남은 음식 재탕, 삼탕하고 영세하기 때문에 주방 시설 개선 못하고...이런 중에 경제는 어렵고 어떻게 해서라든지 먹고는 살아야겠고, 그래서 극도의 비위생 상태에서 식당을 운영할 수 밖에 없고...
늘 나오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되면 비위생 음식의 악순환은 끝이 없다. 내가 어렵다고,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 타인의 건강을 해칠수 있는 비위생 음식을 만들어낸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자신의 범행을 책으로 펴내 아들들이 인세라도 받게 해야겠다는 식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아니 똑같은 논리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자장면. 하지만 매번 그럴수는 없다. 급하면 주문해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