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발견

"지진 난 줄 알았다" 가스 폭발의 위력

윤태 2008. 9. 24. 08:30




 위험한 LP가스 호스사진, 문틈에 호스가 끼어 닳았다. 구멍이 곧 생길 상황이다. 우측은 보일러 배기통 밑에 가스호스가 들어가 있다. 판자로 경계를 두곤 있지만 나무 판자가 떨어지리라도 하면...이런 위험천만한 현장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2일 여주 LP가스 폭발 사고, 2명 사망 19명 중경상, 대형사고
잘 관리안되고 무관심속에 가스는 새어나온다

22일 밤, 경기도 여주의 한 상가에서 대형 LP가스 사고가 발생했더군요. 2명이 숨지고 19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사고였습니다. 부상자들도 보니 머리골절, 안면2, 3도 화상, 전신 3도 화상 등 중상을 입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더군요. 참 안타깝습니다. 

사고 목격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니 지진 난 줄 알았다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폭발 당시 위력이 어느정도 였으면 지진이라고 느꼈을까요. 뉴스 동영상보니 상가 콘크리트 바닥이 무너져 내리는 등 아수라장이가 됐더군요.

가스사고는 대부분 가정이나 요식업소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LP가스에서 발생합니다. 금속배관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LNG)에 비해 서민층이 주로 사용하는 LP가스는 고무호스로 공급되기 때문에 그만큼 사고 위험이 큰 것이죠.

고무호스가 햇볕에 오래 노출되거나 문틈 사이에 호스가 끼어 있어 문을 여닫을 때마다 호스가 찢어지는가 하면 보일러 배기구와 함께 가스 호스가 들어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시멘트 담벼락에 모서리에 닿은 고무호스가 바람에 흔들려 닳기도 하는 등 시간과 상황에 따른 물리적인 요인으로 가스가 누출돼 폭발의 위험성이 늘 있는 겁니다.


고무호스 사용하는 LP가스시설, 수시로 확인해야...

그런데 문제는 가스사고 대부분의 원인은 취급부주의와 안전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여주 사고에서도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에 따라 소방당국이 점검을 마친 후 5분만에 사고가 난 것인데 사고에 대한 책임을 놓고 관계당국끼리 다툼 양상까지 보이고 있네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스가 누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당국이 미연에 방지 못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책임은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네요.

그러고 보니 시골 우리 어머니도 걱정이 되네요. 시골에서는 부엌에 가스렌지와는 별도로 뒤란에 또다른 가스를 사용하는데요 큼직한 용기에 곰국 같은 것을 대여섯시간 동안 끊이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반사열 때문에 자칫 호스가 녹아내리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지요. 시골에 내려갈 때마다 어머니께 늘 당부 드리는데도 어머니는 그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십니다. 그래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가스(특히 LP가스)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밸브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지는 않은지, 아무렇게나 방치된 고무호스가 찢어지거나 닳아서 위험한 상태는 아닌지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서민들이 주로 쓰는 LP가스, 그렇지 않아도 경제도 어렵고 원래 생활도 어려워 얼굴에 늘 먹구름이 끼는데 가스 사고라도 나면 큰 일입니다.

가스사고는 비단 개인의 불행뿐 아니라 이웃까지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사고입니다. 하지만 철저한 안전의식과 사전 점검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가스 사고의 위험요소를 미리미리 확인하는 일, 이제는 습관화해야 할 것입니다.


도시가스는 금속배관으로 되어 있어 누군가 일부러 가스를 누출시키기 전에는 사고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LP가스는 그 경우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