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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촌지 ‘어머니들과 솔직 토크’


촌지 근절 위한 당국의 몸부림 그러나..

일주일전 서울시 교육청이 촌지근절대책으로 촌지를 받는 교사는 엄중 징계할 뿐 아니라 촌지를 주는 학부모의 자녀도 각종 학교 포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녀까지 책임을 묻는 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학생 연좌제’를 들고 나오는 한편 이는 교육청의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여하튼 자녀까지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잘한 것인지 정확한 판단은 안 서지만 교육청이 학교 촌지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31일) 이런 뉴스가 있었죠.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서 수업중이던 교사가 갑자기 들이닥친 학부모들(3명-학생의 부모와 외할머니 등 가족들)로부터 “왜 우리아이만 차별하냐”며 무차별적으로 교사를 폭행해 입원치료중이라는 뉴스보도 포털 메인에 떴었지요. 여기서 ‘차별’이 의미하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식으로 어떻게, 왜 차별은 했는지, 정말 차별을 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수가 없지만 이 ‘차별’을 ‘촌지’와 연계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촌지 주면 ‘좋은 차별’, 촌지 안주면 ‘안좋은 차별’ 이라는 공식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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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지의 악순환 고리, 스스로의 양심을 바로 세우는 일이 먼저일 것입니다.ⓒ 윤태



세명 학부모께 촌지 준적 있나 물어보니...

촌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31일 점심시간 경기도 모 식당에서 자녀가 각각 초중고에 다니는 3명의 학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촌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취재임을 밝히고 이름이 나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간단한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인 세분의 어머니들께 단도직입으로 물었습니다.


“촌지 주신 적 있으신가요?”


A 어머니 : “우리 얘가 고등학생인데, 중학교때 딱 한번 드렸습니다. 그 학년이 끝날때쯤이죠. 담임 선생님이 연세가 많은 분이셨는데 그동안 너무 감사해서 드렸지요.”


B 어머니 : “저는 몸으로 때웠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어떤 교사는 스승의 날 비싼 선물 가져온 친구 일어서게 한 다음 반 아이들에게 박수치라고 시키더군요. 이건 공개적으로 촌지를 받는 거나 뭐나 달라요?”


C 어머니 : “한번도 드린 적 없습니다. 그런데 엄마들끼리 이야기해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특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 엄마가 촌지를 많이 주고 그걸 유난히 바라는 교사도 많아요.  ** 지역은 촌지로 똘똘 뭉친 지역이기도 하지요.”


이런 대답들이 나왔습니다. 몸으로 때웠다는 한 어머니,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옆에서 벌어지는 ‘촌지공세’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이야기지요. 또 한 어머니가 이야기한 ‘촌지로 뭉친 **지역’. 이 이야기는 같은 동이라도 특정한 아파트 단지 내 살고 있는 학부모가 대체적으로 촌지를 건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동네의 촌지 문제는 “저 아이가 이 학원 다니니 우리 아이도 그 학원 보내야지?” 하는 식으로 유독 그 동네, 그 아파트에서 ‘촌지 열기’가 뜨겁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휴지 버렸다고 학교로 학부모 호출하는 교사

그리고 재밌는 것은, 한 어머니의 말이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때(지금은 고등학생) 쉬는 시간에 종이비행기 접어 창밖으로 날렸는데 이 문제로 담임 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로 나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선생님은 휴지를 아무데나 버리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그럴수도 있는 일이지, 휴지 한 장 버렸다고 엄마가 학교까지 나와야 하나? 하고 이 어머니는 생각했답니다. 그리고는 “촌지를 갖고 나오라는 이야기인가? 라고 이해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학교에 나가긴 했지만 촌지는 주지 않았다고 이 어머니는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창밖으로 종이비행기 날렸다고 해서(휴지한장 아무데나 버렸다고 해서) 학부모를 학교로 호출하는 경우 말이지요.


암암리 행해지는 촌지, 양심 바로 세우는 수 밖에

점심시간 어머니들과 함께 촌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비온 뒤 독버섯’이 이라고 표현하는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적발돼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 어머니들의 직접 경험, 그리고 다른 어머니들과의 교류를 통해 알 수 있는 촌지 실태, 만연하고 심각한 실태지만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적발도 어렵고 근절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제가 만난 학부모들의 의견입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법, 촌지를 원하는 혹은 바라는 교사가 있고 자기 자녀의 ‘특별함’을 원하며 촌지를 제공하는 학부모가 있는 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지지 않겠지요.


뭐, 학교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뇌물, 청탁 등 비리의 악순환은 계속되니까요.


학부모나, 교사 모두 양심을 바로 세우는 방법이 제일 빠른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세분의 어머니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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