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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피랍여고생 택시기사, 왜 신고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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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내에서의 범죄 현장이 목격되지만 이를 쉽게 저지하거나 신고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중교통 안에서의 범죄 목격, 신고할 수 있을까?
-사회적 무관심 문제인가? 개인의 안전과 이익 문제인가?


피랍여고생 절규 이야기가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부산에서 발생한 사건. 17세 남녀 6명이 18세의 두명의 여학생(대학 합격생)을 납치, 폭행, 성추행까지 한 사건인데, 택시안에서 ‘돈은 다 줄테니 살려달라, 내려달라“고 10여분동안 외쳤지만 택시기사는 별 반응없이 목적지까지 태워다줬고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

이에 대해 범죄를 방조했다며 택시기사를 처벌해야한다는 네티즌과 현행법상 도의적 책임은 있으나 처벌은 ‘쉽지 않다’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정서가 워낙 강하다보니 경찰도 ‘현행법상 처벌 불가’라는 명확한 언급보다는 ‘처벌이 쉽지 않다’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언론에 내놓고 있다. 여기서 도의적 책임은 실컷 비난 받는 일 뿐 법적으로 다룰 상황은 아니라는 말이다.

왜 택시기사는 택시안에서 보통의 지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범죄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했을텐데 모른척 외면했을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추측해본다.

범죄 관여했다가 개인사, 가정사 해코지 당할까봐??

17살의 두 남학생은 택시운전기사 눈에 건장한 청년으로 비춰질수 있고 택시안에서 수적으로 응대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글쎄 택시기사가 우람하고 젊고 건강한 사람이었을때와 나이가 있고 평범한 가장이었다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그런상황에서 “중간에 끼어들었다가 잘못하면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을수도 있다. 범죄를 막는일보다는 개인사, 가정의 안녕과 평화가 우선이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택시기사의 행동을 두고 ‘범죄 방조’나 ‘이기적인’ 혹은 ‘비양심적인’ 행동이라고 표현할수 있다면 반대로 ‘생계를 위한 방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물론 후자의 경우에는 또다시 도의적 책임, 사회적 비난이 뒤따라오게 된다.

택시에서 내려주고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혹여 그 일당들이 자신의 택시번호나 이름, 얼굴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신고했다가 나중에 해코지를 당할수 있다는 생각에 외면할수도 있다. 아니면 신고를 하게되면 경찰서에 불려다니고 목격자 진술하고...영업에 상당한 차질을 예상했을수도 있다. 

택시기사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는 본인 이외는 아무도 모른다. 그때의 정황을 가지고 추측, 추론할 뿐이다. 법적으로 따져봐도 마땅히 처벌할 만한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거나 제 3자의 일에 관여할 때 굳이 자신에게 피해나 손해가 온다면 그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관여하기 쉽지 않다. 내 자신, 내 가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인데 괜히 관여했다가 그것이 깨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의와 의리에 불타서 도저히 그런 장면을 묵과할 수 없는 사람들로만 가득차 있다면 이런 범죄 따위는 시도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도덕교과서’처럼 돌아가진 않는다. 특수한 상황에 맞딱뜨리게 되면 공공보다는 개인위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이기주의, 님비현상’ 등의 사회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만약 이런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면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을 할 것인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택시기사에게 마냥 맹비난의 화살을 돌릴수 만은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