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슈퍼컴 뭐하는데 쓰냐?" 오락하냐?"
요즘 기상청이 뭇매를 맞고 있다. 어제도 9시 뉴스에서도 6주째 주말 오보를 냈다고 보도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기상청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 빗가난 예보 때문에 휴가계획을 망치는 사람도 있고 반사이익을 얻는 사람들도 있다. 일기예보는 이처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기예보가 자꾸 빗나가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매체나 독자들은 잘 따져보지 않는 것 같다. 다만 대충 알고는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 지형적 조건 때문?’
그리고 일기예보 얘기가 나올때마다 같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기상청에 500억짜리 슈퍼컴이 있는데, 왜 날씨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나. 그 비싼 슈퍼컴으로 기상청 직원들이 오락하고 있나? 라고 말이다.
설마, 오락을 하겠는가?
이 슈퍼컴에 대해 기술적, 기능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8월 3일 이른 아침,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과 일기예보에 대해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Q) 500억짜리 슈퍼컴에서 내놓은 결과를 판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 예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인가?
-그렇지 않다. 잘못 알려진 것이다.
-잘못된 생각이다. 예를 들어 기자님이 수억원짜리 노트북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고가의 노트북이기 때문에 저절로 좋은 기사가 지는가? 그건 아니지 않은가?
정확히 말하면 예보의 시차가 틀린 거지 오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저녁에 왔다면 예보한 시차가 다른 것이지 엄밀히 따지면 오보는 아니지 않는가. 또 서울, 경기에 150미리 예보했는데, 서울은 안오고 경기도에서 150미리 넘게 왔다면 어느 정도 적중한게 아닌가. 사람들은 모든 걸 서울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의 힘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호우가 많이 내린다. 강수량이 적고 많음을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할말이 없다.
이제는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무감각하다. 예전부터 그래왔고 내년되면 똑같은 내용이 계속 나갈 것이다. 언론매체에서도 너무 비난만 하지 말고 기상 관측의 시스템이나 애로사항 등을 같이 기사에 실었으면 좋겠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일기 예보, 정말 어렵다. 예보 내보내기 전에 심사숙고 하고 밤새 난상토론도 해가며 힘들게 예보를 내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국민의 소리를 받아들이고 최대한 노력하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감사드린다.
날씨 녹화 도중, 선배에게 뭔가 문의를 하고 있는 전 기상캐스터 최현정 씨. 예보가 틀리다고 해서 방송사 기상센터로 전화할 필요가 없다. 기상캐스터들은 기상청 자료를 받아, 거기에 맞게 그날 그날에 어울리는 멘트를 넣는 것 뿐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