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로서는 대한민국

차에 대해 모른다고 멀쩡한 부품 교체하라니...

요즘 들어 제 차가 수난시대를 맞았습니다. 주행거리 10만 킬로미터를 넘다보니 아픈 곳이 이곳저곳 생깁니다. 아픈 곳이 있으면 당연히 치료를 해야지요.

그 치료비가 문제이긴 하지만요.

엊그제도 자동차 클러치 고장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요, 아직 쓸만한 부품까지 교체해야 한다며 바가지를 씌우는 일부 자동차 정비소의 실태를 경험담을 바탕으로 올렸지요. 2만원이면 수리할 것을 20만원 견적 낸 한 정비소 이야기 말이죠.

참 황당하고 기막힌 일이었지요.

그런데 그거보다 더 황당하고 기막힌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어제 일입니다.

분당으로 출근하는 길에 차가 또 퍼졌습니다. 뒤에서 누군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차가 속도가 줄더니 쇠 깎아먹는 소리가 나고 타는 냄새가 나면서 멈춰섰습니다. 조수석 브레이크 고장입니다.

잡혀 있던 브레이크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 거리를 주행했으니 마찰이 생기면서 엄청난 열이 발생한 것입니다.

몇분간 쉬었다 출발하니 주행은 되더군요. 여전히 차가 묵직하게 잘 안나가긴 했지만....

가장 가까운 정비소로 들어갔죠. 조그만 정비소였습니다. 브레이크 ‘켈로퍼’라는 부품 고장으로 브레이크가 눌러 붙으면서 쇠를 깎아먹고....이런 설명을 들었습니다.

당장 운행이 어려우니 견적부터 내 달라고 했습니다. 마침 정품이 없어 재생품으로 교체를 하기로 했습니다. 재생품으로 ‘켈로퍼’라는 부품 7만원, 브레이크 오일 3만5천원(수동식 마티즈) 견적이 나왔습니다.

견적 내면서 전에 카센터에서 일한적이 있는 친동생과 문자와 전화를 하면서 이런 저런 정보를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동생도 현장에서 차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뭐라 똑부러지게 이야기해주지는 못했습니다.

조수석 쪽 브레이크 부품을 교체하고 나서 운전석쪽 브레이크까지 뜯어본 정비사는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모가 진행되면서 지금 상태가 이렇고, 저렇고 드럼이 이렇고, 베어링이 어떻고...

브레이크 부품을 교체할 땐 양쪽 한꺼번에 교환하는 게 좋고, 브레이크 오일에 물이 생겨 이렇고 등등등(이 부분은 저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죠)

상태가 심각하니 운전석쪽도 교환을 하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양쪽 바퀴 브레이크 부품 교환할 경우 견적을 내달라고 했지요. 드럼, 무슨 판, 무슨 베어링 등등 열거하며 계산기 한참 두드리고, 생각하고 하더니만 내놓은 견적이 43만원!

허걱!

이 차 팔아봐야 50만원이나 받을 수 있을까 말까인데, 브레이크 수리비용이 43만원이라?

뭐가 그리 비싼가? 분당이라 더 비싼건가? 속으로 생각하며 전부 다 교체는 할 수 없었지요. 우선 고장난 쪽만 재생품으로, 위에서 견적냈던 대로 10만5천원(브레이크 오일 3만5천원 포함)주고 급한대로 수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처음 간 정비소에선 브레이크 상태 심각
단골 정비소에선 아무 문제 없어,
다른 정비소만 가면 왜 차 상태가 심각한 걸까?그것도 여러번이나..

좀 찝찝하긴 했습니다. 다른 부품도 아니고 안전운행에 직결되는 브레이크 문제라서요. 찝찝한 마음에 하루 지난 오늘 늘 다니던 비교적 큰 규모의 2급 정비소를 찾았습니다.

분당의 정비소에서 한쪽 브레이크 상태도 매우 안좋아 교체하는게 좋다는데 견적이 너무 많이 나와 그러니 다시한번 상태를 봐 달라고 했습니다.

브레이크를 살펴본 단골 정비소의 정비사 하는 말이,

“전혀 문제 없는데요. 지금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 분당의 한 카센터에서는 총 견적 43만원 나오던데요?”

결국 단골 정비소 정비사가 욕을 한마디 하더군요. (욕 생략)

“그럴 땐 돈 없어서 다음에 온다고 하고 아는 정비소로 가야죠.”

“네, 그렇긴 한데, 운행이 당장 안돼니 거기서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거 한두번도 아니고, 뜨내기 손님이라고 또 안전운행에 직결된 브레이크 부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터무니 없이 바가지를 씌우려 하다니...

여기서 바가지는 값을 올려받거나 하는 문제를 말하는 건 아닙니다. 

굳이 교체하지 않아도 될 부품을 교체하라고 권유하는 것입니다. 운전자가 차에 대해 기술적으로 잘 모른다는 점을 들어, 어렵게 기술적인 용어 설명하면서 말이지요.

아, 물론 일부 정비소 이야기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량 수리시 공임이야 정비소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멀쩡한 부품 교체 권유는 안될 말이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