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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번지점프 추락사고,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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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경기도 모 처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있는 외국여성.

로프 이번에 끊어지지 않았다면, 다음 사람 또 뛰어내렸을 터


지난 5일 전남에서 발생한 번지점프 추락사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번지점프 운영자가 운영하던 번지점프장에서 지난 2003년에도 추락사고로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와 지난 2003년 사고의 장소는 다르지만 운영자는 같다.

경찰은 이번에 사고가 난 문제의 로프가 300-400회 이상 사용된 점에 주목하고 해당 업체가 수명이 다된 밧줄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번지점프가 현행법상 신고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로프에 대한 사용 규정은 없다는 경찰측의 설명이다. 누구든지 시설 갖춰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끊어진 로프가 문제냐, 바람이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은 에어메트의 문제냐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로프가 끊어질 것을 전제하고 뛰어내리지는 않는다. 에어메트는 유사시를 대비한 2차적인(보조적인) 안전 장치이다. 무엇보다 로프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에어메트를 적당히 깔아놓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300~400회를 사용한 로프.

지금 껏 아무 탈 없으면 다음번에도 탈 없는가? 로프는 생명줄!


관리자는 이 로프의 상태를 수시로 살폈는지 궁금하다. 수시로 살펴보고 문제 없다 생각해서 사람들을 뛰어내리게 했을 것이다.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다시 말해 눈으로는 멀쩡하게 보였던 로프지만 문제의 로프는 이미 끊어질 어떤 물리적 상태가 됐을지도 모른다.

한 두 번 사용한 로프가 끊어져 사고가 났다면 로프 자체, 그 제품에 대한 결함이나 하자 등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미 300~400회를 사용한 로프라는 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안전불감증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특히 수분이 없어 유통기한이 지났더라도 눈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음식도 기한이 지났으면 먹지 않는게 상책이다. 아까워 먹는다면 뒤탈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사고난 번지 점프도 마찬가지이다. 로프를 어느 정도 사용한 후 새것으로 교체했어야했다. 겉으로 이상없다고, 아무 문제 없다고 그렇게 많이 사용한 로프를 계속 사람들의 몸에 묶어 뛰어내리게 할 셈이었다면 운영자, 관리자의 안전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쳐야 하는 운명에 처했을 것이다. 고인에게는 운이 없었던 것이다.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봐야했던, 비운이 될 뻔 했던 번지 점프 바로 전 대기자는 어떤 마음일까?


기어이 일 나야 야단법썩 떠는 안전의식 '뒷북'


지난 3월 경기도 한 번지점프장에서 촬영한 모습

그렇다. 대게는 그렇다.  안전사고로 누군가 죽어나가야 법이 신설되고 바뀌고 강화된다. 고시원에 불 나고, 냉동창고에 불 나고, 미로 같은 룸싸롱, 노래방에 불 나서 수십명이 죽어나가야 소방법, 건축법 등이 강화되고 보완되며 해당 업소들은 난리를 떤다.

숭례문에 화재가 나자마자 동대문에 CCTV 설치되고 먼지도 안묻은 새 소화기로 교체했다. 뭐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모르긴해도 전국에 있는 10여군데 번지점프장에서는 이미 새 로프로 교체하고 관계기관의 ‘검열’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까지 이렇게 뒷북만 치고 있을 것인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말이다.

번지점프 로프는 한번 끊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다. 떨어지는 장소가 물이던, 푹신푹신한 에어메트 이든 말이다. 자동차 타이밍 벨트처럼 끊어지면 돈주고 교체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각설하고,

일정 횟수 혹은 일정 기간 사용한 로프를 의무적으로 교체하도록 법을 강화해야한다. 그 주기를 가능하면 짧게 하면 안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를 어길시는 적당한 벌금이나 일정기간 영업정지 차원이 아니라 좀더 강력하게 제재를 해야 할 것이다.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제발, 막을 수 있는 인재는 막자!!


일 나고 뒷북만 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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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경기도 모처에서 번지점프 하는 모습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