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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정보세상

내비 믿고 음식점 찾아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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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신도시 건설현장, 새로난 도로 들어가면 내비가 맥을 못 춘다


21일, 성남 분당 운중동에 맛있게 한다는 칼국수집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TV에도 두 번이나 방영된 유명한 곳이더군요. 칼국수집 홈페이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옆에 유명한 건물이 있어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때 바로 내비게이션이 유용하지요. 칼국수집 옆에 있는 건물을 검색해 경로탐색을 하니 16킬로미터, 예상소요시간은 약 15분 정도 나왔습니다. 룰루랄라 가족들과 함께 출발했지요. 내비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500미터 후에 좌회전, 이어 우회전 입니다.” 그러면 저는 농담으로 “알어 짜샤~” 하곤 합니다.

내비가 없었다면 원래 알고 있는 길로 가도 되지만 이왕 안내를 받으며 가는 이상 내비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게 되지요. 분당 수서 고속화도로에서 내비가 안내하는 대로 빠져나왔고 목적지 거리가 3킬로미터로 잡히더군요. 거의 다 온 셈입니다.

-판교신도시 새로난 도로, 내비게이션 무용지물

앗, 그런데 갑자기 길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판교 신도시 건설이 한참인 그곳, 도로는 새로 나 있었고 그때부터 내비가 정신을 못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도표시는 안되고 경로이탈, 재탐색에 이어 유턴을 외쳐대는 내비. 그래도 이정표 살펴가면서 앞으로 나아갔지요.

조금 달리다보니 내비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목적지가 1.5킬로미터 전방에 있었습니다. 그 유명한 건물의 이정표가 보였던 겁니다. 드디어 목적지가 0.5킬로미터 앞까지 찍혔고 내비에 깃발도 보였습니다. 그 순간 복잡한 교차로가 나타났습니다. 판교신도시 건설로 새로난 도로와 구도로가 얽히는 곳이었죠. 이정표 보랴, 내비 보랴 대략 들어갔더니 공사장이 나오고 머리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진출해 200여미터를 진행했더니 갑자기 목적지가 3킬로 미터로 나오는 겁니다.

잠시 후 오른쪽으로 가라는 안내 따라 들어갔더니 오솔길이 나오고 차가 다니지 않는 비탈진 산길까지 나오더군요. 울퉁불퉁한 바닥에 차가 쿵쿵 부딪히고 심하게 비탈지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천천히 올라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냅다 속력을 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음침한 곳까지 들어가니 공포감까지 느껴지더군요.

간신히 들어갔던 곳으로 다시 나와 길을 달렸죠. 중앙분리대가 있어 유턴도 못하고 한참을 가다보니 “성남시 안녕히 가십시오. 반갑습니다 의왕시입니다” 이정표가 나오더군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청계 IC가 눈앞에 펼쳐지고 내비에 찍힌 목적지는 10킬로미터까지 멀어지고 정말 화가 나더군요.

괜히 왔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까운 칼국수집으로 갈 걸 하고 말이지요.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목적지를 찍고 달려오는데 그 유명한 건물 이정표가 또 보이는 겁니다. 새로 뚤린 길 때문에 내비는 정신을 못차리고 있구요. 오기가 생겼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헤매다가 그냥 가기에는 기름과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갈라지는 곳에서 이길도 가보고 저길도 들어가보고 또 헤매고 있는데, 그 건물을 경유해가는 버스가 보이더군요. 재빨리 뒤를 쫒았습니다. 새로 난 길을 따라 굴다리 밑으로 들어가 500미터 정도 달리니 내비에 목적지가 0.5킬로미터로 나오는 겁니다.  

구도로에 진입하니 내비가 제 정신을 차린거지요. 안헤맸으면 15분이면 갈 거리를 한시간이나 헤맸습니다. 주유 눈금도 쑥 들어갔구요. 산길에서 헤매는 동안 가속페달을 심하게 밟아댔더니 기름이 눈에 띄게 줄어들더군요.

도착한 칼국수집, 두 군데 방송국에 소개됐다고 플래카드 걸려있고 다녀간 연예인들 싸인도 꽤 걸려있던데 정작 맛은 별로였습니다. 그 좋아하는 칼국수인데 다 먹지도 못했습니다. 밀가루 냄새가 심하게 나서 먹기가 좀 그렇다고 아내가 그러더군요. 내비 때문에 고생하고 음식점 때문에 실망하고 그런 하루였습니다.

집에 와서 혹시 판교신도시 쪽 전자지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나 싶어 해당 내비회사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역시 그쪽 정보는 없더군요. 아무래도 입주하고 상가 생기고 해야 전자지도도 업그레이드 가능할 것 같습니다.

판교신도시 건설현장 거쳐서 청계산 자락에 있는 음식점 내비 보고 찾아가시는 분들 계시다면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새로난 도로들 때문에 내비가 정신을 못차리거든요. 기존에 통하는 길이 없어지고 새로운 길이 났는데 내비는 기존 길만 입력돼 있으니 운전자는 혼선이 될 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