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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정보세상

서울 시민들의 고유가 즐기는 노하우(?)

요즘 자가용을 운행하고 퇴근해 연료계기판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아침과는 다르게 부쩍 왼쪽으로 기울어진 연료 바늘때문이다. 우리 빌라 3층, 4층 차는 벌써 일주일째 요지부동이다. 고유가 시대, 직업 특성상 자가용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나 같은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직업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하기도 한다. 고유가 여파로 인해 자가용 뿐 아니라 문화, 레저 생활에도 한 푼이 아쉬운 요즘이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마음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버스 중에서 천연가스버스가 요즘처럼 더울때는 절실하다. 서울시 버스의 65% 이상이 이 천연가스버스로 움직인다는 사실 혹시 알고 있을까. 매연은 거의 느낄 수 없고 차내가 조용하며 승차감 또한 편안하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릴 때 시커먼 매연을 뒤집어 쓸 일이 없어 쾌적한 것도 전과는 달라진 점이다. 날도 더운데 경유 매연 품어내면 얼마나 신경질이 나는지 경험 있는 분들은 다 안다. 그래서 요즘 가스버스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승용차 대신 천연가스버스로 편안함과 쾌적함을~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 버스를 자주 이용했는데 경유버스는 한 두 대 보내더라도 천연가스버스를 기다려 타곤 했다. 그 당시 서울은 막 시작단계라 천연가스버스가 많지 않았지만 대신 골라 타는 재미가 있었다.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게 가스버스니 굳이 골라 타지 않더라도 대부분 가스버스에 타게 된다.

여하튼 서울시에서 차세대 친환경 버스인 CNG(압축천연가스버스)-하이브리드 버스를 도입하고 앞으로 5년 이내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전기버스를 개발해 보급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는데 무척 기대가 되기도 한다. 고유가 시대 쾌적하고 편안한 대중교통이 뒷받침해준다면 승용차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천만 다행으로 이번 고유가에도 버스업계는 타격을 덜 입어 버스요금 인상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유가하면 역시 빼 놓을수 없는 것이 대중교통과 함께 자전거 생활화이다. 만약 서울시민의 10분이 1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면 얼마나 많은 기름, 에너지가 절약될까? 천문학적 숫자에 달하겠지만 이는 단지 가정일 뿐이다.

볼거리 많은 한강 자전거 도로를 점령하자

사실 자전거 도로 확충 등 여러 여건상 서울에서 자전거 출퇴근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정책적으로 자전거 활성화 위한 대책이 시원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전거 출퇴근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변의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를 감지해 스스로 자가용을 두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동호회 모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수 겸 연기자인 산울림 김창완씨는 몇 년째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목동 SBS까지 21킬로미터를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데 상당히 운이 좋은 케이스다. 서초동에서 양재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한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안양천 자전거 도로를 통해 바로 목동으로 빠진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자전거 전용 도로’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서울 시내에서 자전거 출퇴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한강과 그 지류 하천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할 수 상황에 있는 사람은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한강, 양재천, 탄천, 안양천 등 강과 하천을 둘러싼 대자연을 만끽하며 일터로 향하는 기분을 차량 출퇴근자는 맛볼 수 없다. 굳이 자전거 출퇴근이 아니더라도 휴일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으로 나오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기름 값 부담으로 휴일에 세워진 차가 많은데 집에서 뒹굴 하는 것보다 운동삼아, 자연을 친구삼아, 바람도 쏘일겸, 사람 구경도 할겸 한강이나 지류 하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한강까지 나와 보는 것은 어떨까.

나도 자전거 광이라 서울 홍제동 인왕산 자락에 사는 선배집에서 성남 모란까지 수십차례 자전거를 타고 왕복하기도 했다. 한강, 양재천, 서울숲, 탄천 등지에서 자연과 도심이 만들어낸 풍경에 감탄을 하며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했다. (사진 참조). 여하튼 반드시 자전거 출퇴근 통한 에너지 절약이라는 큰 대의도 좋지만 기름값이 부담돼 교외로 못나가고 차를 세워놓을 거라면 꿩대신 닭, 자전거 타고 한강변으로 나와 보자는 얘기다. 아, 자전거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인터넷 찾아보면 자전거 가격 정말 ‘만만하다’. 철인3종 경기할 자전거가 아니고 일반적인 자전거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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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제동에서 성남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중 한강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셀카 ^^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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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중 양재천에서 바라본 도심과 자연의 조화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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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바라본 풍경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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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볼 수 있는 볼거리중 하나 '수상스키' ⓒ 윤태


아무리 고유가 시대라고는 하지만 할 것은 하고 살아야한다. 그 방법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겠다. 문화생활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까 한다. 문화생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는 비교적 값싸고 여러 곳에서 손쉽게 볼 수 있지만 연극, 뮤지컬 등은 비싼 가격과 장소 제한 등이 있어 아무래도 ‘고품격’ 이미지가 우세하다.

재작년에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뮤지컬 <미스사이공> 티켓 두 장을 공짜로 받은 일이 있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놀랐다. 한 장 가격이 무려 13만2천원이었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등 초대형 문화, 공연 시설을 자주 애용하는 분들은 그 가격이 뭐가 비싸냐? 연극인, 뮤지컬 배우가 그렇게 싸구려냐?고 언성을 높일 수도 있는 일이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가 할 법한 말인데...

조조할인에 무슨 맴버십 카드, 신용카드 중복 할인 받아 8천원짜리 영화 티켓을 최대 2000원까지 주고 영화를 즐겨 보던 나로서는 그 뮤지컬 티켓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 뮤지컬이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하는건 인정하지만 돈 주고 티켓을 구입한다는 건 지금 역시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2006년 이후 대형 연극무대를 찾지 못했다, 티켓가격이 엄두가 안나서 말이다)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단돈 천원에?

그런데 얼마전 광화문 근처에서 근무했던 지인이 참으로 희한한(?) 정보를 알려줬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단돈 1000원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천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추천하시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 인적사항, 추천 이유나 선행사례 등을 기록해 천원의 행복 관리자 메일로 우송하면 매달100∼300명 내외의 인원을 선정해 매달 추천사연과 함께 발표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비록 추첨 방식이긴 하지만 열심히 사연 올리고 기다리는 설렘도 하나의 맛과 멋이 아닌가 생각된다. 라디오에 사연보내고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할까?

게다가 공연의 사회자나 해설자가 미스코리아 이하늬씨, 영화배우 겸 탤런트 강석우씨, 가수 유열씨,성우 양지운씨 등 유명인사를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무엇보다 키 포인트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높은 수준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푼이 아쉬운 요즘 전문공연장이라는 메카 중 하나인 세종문화회관에서 거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도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참고로 나는 ‘밥풀떼기’ 개그맨으로 유명했던 김정식님을 추천하고 싶다)

고유가 시대에 맞춰 서울 시민들이 절약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나 저렴한 문화생활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용이 길어졌다. ‘고유가 극복’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보다는 ‘고유가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법 하다. 시민들이 꼼꼼하게 찾아보면 보다 저렴하고 실용성 있는 것이 많겠지만 눈에 들어나는 서민들을 위한 서울시의 서민안정대책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지금은 촛불 집회때문에 못하고 있지만 문화가 흐르는 서울 광장 프로그램이 활성화 돼 가족들 손잡고 밤의 향연을 조만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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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에서 한 뮤지컬 티켓가격 무려 13만2천원.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