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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담임 선생님 상담때 선물 가지고 가야하나?

 

 

이 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의 선물을 주고 받을수만 있다면...얼마나 좋을까?

 

 

 

오늘 오후에는 초등 1학년 아들의 학교 상담이 있는 날입니다. 아침에 일 나갈 준비를 하던 아내가 제게 묻습니다.

 

“오늘, 상담인데, 뭐 사가야 하나?”

 

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빈손으로 가자니 좀 그렇고 선물이라도 사서 들고 가자니 담임 선생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종잡을수가 없어 그 어떤 조언도 해주질 못했습니다.

 

정히 빈손으로 가기 좀 그러면 냉장고안 유리병에 들어있는 고급 커피라도 들고 가라고 끝내 이야기해주긴 했는데요, 결국 안 가져갔습니다. 이 문제로 아내는 지난 밤부터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아내는 종종 담임 선생님 상담하러 갈 때 뭘 가지고 가야하냐고 묻곤 했으니까요.

 

아내를 보내 놓고 인터넷에 들어가봤습니다. 교육 관련 까페 게시판 비밀방에 들어가 ‘선물’, ‘촌지’ 등으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물론 익명으로 글 올리고 댓글 다는 게시판이었지요.

 

그런데 저희 부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상담하러 갈 때 촌지 혹은 선물을 들고 가야하나 하는 것, 그것들을 챙겨가야 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적당한가 하는 등 촌지나 선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촌지는 50이 적당 VS 음료수 한병이라도 절대 안돼!

 

이에 대한 의견과 경험담은 분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50은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 3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 혹은 가볍게 과자류, 빵류, 음료수 등을 갖다 드리는게 좋다는 의견 등등 다양한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음료수 한병도 절대로 안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상담은 커녕 청소하러조차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촌지나 선물을 드렸는데 돌려주시는 선생님, 촌지를 되돌려 받는 한이 있더라도 꼭 전달해야겠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신도시 같은 곳에서는 촌지가 필수적이라며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물이나 촌지를 드리는 것이 과연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인지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도 참 애매한 상황.

 

요즘은 그런게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받아 즐기는 교사가 있을 수 있고 실제로 비밀게시판 등을 통해 보면 음성적으로 그런 것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도시에 사느냐, 힘든 곳에 사느냐에 따라 촌지나 선물을 주고 받는 주체들의 마인드도 크게 달라짐을 게시판 글, 댓글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촌지를 받았다가는 강력하게 징계를 받는 지금 상황에서 그것을 주려는 학부모는 여전히 존재하고 원하는 교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스승의 날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교사가 선물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학생들에게 면박을 준 일이 언론에 보도됐었지요. 조사해보니 학부모 총회때도 수차례에 걸처 상품권 등 선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지요. 연세가 거의 60이 다 되신 선생님이네요.

 

촌지를 줬다는 학부모들은 있는데 받았다는 교사들은 없다는 이 불편한 진실... 아무래도 이것이 암묵적,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누군가 제보하거나 하지 않는 한 밝혀내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대부분 학부모들이 알고 있으니 오늘도 학교 상담이 잡혀 있는 학부모들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지요.

 

독자 여러분들은 이런 경험 해보신적 없나요?

 

 

촌지를 줘야한다는 의견과 절대 주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촌지를 줬다는 학부모는 있는데 받았다는 교사는 왜 잘 나타나지 않는걸까?